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시 외곽에 있던 송전선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였다. 2024.3.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시 외곽에 있던 송전선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였다. 2024.3.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강민경 기자 = 러시아군이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댐과 발전소를 상대로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주민 120만명이 정전 피해를 겪자 폴란드 등 인접국들은 긴급 전력을 지원했다. 미국은 즉각 규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하르키우,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자포리자 등 동·남부 3개 주(州)에 밤새 러시아군이 탄도·순항 미사일 88발과 이란제 공격용 드론(샤헤드) 63대를 발사했으며, 이중 77발과 55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의 요격 성공률은 평소보다 크게 떨어졌다. 러시아군이 격추하기 까다로운 미사일을 광범위한 지역에 동시다발로 발사한 데다 피격 지역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와 가까웠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러시아군의 미사일과 드론은 남동부 자포리자시에 있는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 댐인 드니프로헤스(DniproHES)를 8번이나 강타했다고 우크라이나 검찰은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댐 공격으로 최소 1명이 숨졌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자포리자주에선 2명, 서부 크멜니츠키주에선 2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모두 26명으로 집계됐다.

드니프로헤스댐을 운영하는 국영기업 우크리드로에네르고 측은 이날 댐과 수력 발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댐 붕괴 위험은 없다고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도 현재 수력 발전소가 당국의 통제 아래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이날 새벽 불길에 휩싸인 발전소 모습이 올라왔다.


드니프로헤스댐은 러시아가 점령한 유럽 최대 규모의 자포리자 원전으로부터 60㎞가량 떨어진 드니프로강 상류에 있다. 자포리자 주정부는 댐이 손상되는 바람에 드니프로강으로 기름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으로 연결된 송전선은 전력 송출이 중단됐다가 몇시간 만에 복구됐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시에 있는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 댐인 드니프로헤스(DniproHES)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아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현지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2024.3.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시에 있는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 댐인 드니프로헤스(DniproHES)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아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현지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2024.3.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이 외에도 우크라이나 민간 에너지기업인 DTEK은 자사 화력발전소 일부가 이번 공습으로 피격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영 석유·가스기업인 나프토가츠도 시설 피해를 인정했지만 두 기업 모두 자세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국영 송전기업인 우크레네그로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래 러시아군이 이날 자국 에너지 시설에 대한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게르만 갈루슈첸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단순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국가 에너지 시스템 전반에 대규모 장애를 일으키려는 것이 러시아의 목표였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번 공격으로 7개주에서 120만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 이중 80만명이 하르키우주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인근국은 우크라이나에 긴급 전력을 지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전력망을 복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대선 기간 우크라이나가 정유시설을 집중 공습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날 공격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격 여파로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와 무기공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인도한 군사장비가 외국 용병부대가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러시아의 공습과 관련,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도시와 민간 인프라를 상대로 러시아가 밤새 벌인 잔인한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왓슨 대변인은 "이런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추가 방공 장비를 가능한 한 빨리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당 공화당을 향해 5개월 넘게 의회에 계류 중인 600억달러(약 80조원) 상당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예산안을 시급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 라잔에서 반(半)국영 에너지기업 로스네프트가 소유한 정유시설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은 현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현장 영상을 갈무리했다. 2024.3.1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 라잔에서 반(半)국영 에너지기업 로스네프트가 소유한 정유시설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은 현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현장 영상을 갈무리했다. 2024.3.1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