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압박에 시달리는 통신업계는 산업 경쟁력을 위한 입법 지원을 바라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통신비 인하 압박에 시달리는 통신업계는 산업 경쟁력을 위한 입법 지원을 바라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S리포트]통신비 인하도 좋지만 산업 경쟁력도 살펴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지만 표정이 밝지 않다.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난 만큼 정치권의 통신비 인하 목소리가 커질 것이 자명한 탓이다. 통신 3사는 정부의 대대적인 통신비 경감 대책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 22대 국회 개원 후 여야 가릴 것 없이 총선 공약을 꺼내 든다면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해 1분기도 합산 영업이익 1조원… 앞으로는

통신 3사 관련 이미지. /사진=머니S
통신 3사 관련 이미지. /사진=머니S

올해 1분기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을 합하면 1조2259억원이다. SK텔레콤이 4985억원, KT가 5065억원, LG유플러스는 2209억원을 기록했다.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SK텔레콤은 전년보다 0.8% 성장에 머물렀고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15% 뒷걸음질 쳤다. KT의 경우 4.2%가량 늘었지만 작년 1분기 단말기 회계처리 비용으로 500억원이 반영된 만큼 두드러진 성과라 보기 어렵다.


이 같은 결과는 주력인 통신 사업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수익 창출이 과거보다 어려워졌고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 최대 30만원대의 전환지원금(통신사 번호이동시 제공하는 지원금) 등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통신 3사 지난 1분기 이동통신 매출 증가율을 보면 SK텔레콤이 전년과 견줘 1.4%, KT가 1.9%, LG유플러스는 1.3%를 기록해 통신 3사 모두 1%대다.

독과점시장인 통신시장에서 영업이익은 안정적이지만 성장세가 꺾였다. 문제는 이러한 저성장 추세가 심화할 것이라는 데 있다.


지난 4월10일 치러진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경쟁적으로 통신비 인하 공약을 발표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우선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폐지해 단말기 부담을 낮추고 저가요금제를 출시해 청년 혜택 강화하겠다고 했다. 신규 통신사 지원을 통한 경쟁 촉진과 공공 와이파이 확대 등도 약속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단통법 폐지를 포함해 병사 통신요금 할인율 50%로 올리고 잔여 데이터는 이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특히 통신비 세액공제 신설(미성년 자녀, 65세 이상)은 새롭게 등장했다.

정부 주도 아래 3만원대 5G 요금제, 전환지원금 등으로 통신사 수익성은 절박한데 정치권이 내놓은 공약들까지 우후죽순 관철되면 통신사 영업이익은 더 빠르게 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통신비 인하 효과가 미미하다는 여론이 확산돼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 할지도 모르는 실정이다.

통신비 감면 노력 세계서 손꼽혀… 경쟁력 확보도 지원해줘야

서울 용산의 휴대폰 매장. /사진=뉴스1
서울 용산의 휴대폰 매장. /사진=뉴스1

통신 3사는 통신비 인하에 노력하고 있지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하소연한다. 통신사업자들은 이미 2000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과 국가유공자의 통신 요금을 최대 50%까지 감면한다.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국가유공자에서 2008년 차상위계층, 2017년 기초연금 수급자까지 늘어났다.

감면 서비스도 유선전화·이동통신 서비스뿐만 아니라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 등 총 4종이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미국은 유무선 전화, 광대역 인터넷 중 택 1종, 스페인과 프랑스는 유선전화 1종만을 감면하는 데 비해 한국은 서비스 4종 모두 깎아준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전체 인구 대비 감면자 비율은 한국이 14.9%로 미국 2.2%, 스페인 0.0007%, 프랑스 0.0008%에 비해 상당히 높다. 최근 인구 고령화로 기초연금수급자 등이 증가해 취약계층 감면 규모는 커지고 있다.

통신 3사는 AI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데 고심이 깊다.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모두 AI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레드오션인 통신을 극복한 미래 먹거리가 절실한 까닭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AI 컴퍼니 전환을 위해 'AI 피라미드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AI 인프라, AIX(AI 전환), AI 서비스 등 3대 핵심 영역을 구분, 빠른 성과를 도모할 계획이다.

KT는 올해부터 밀고 있는 AICT(ICT+AI) 컴퍼니 전략을 중심으로 통신, 데이터 클라우드,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등에 AI를 적용, 신규 비즈니스 발굴 및 혁신을 이루겠다고 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전 사업에 AI 디지털 전환을 가속해 매출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AI로 체질 개선을 꿈꾸는 통신 3사는 AI 시대 경쟁력 갖추려면 통신비 인하와 더불어 미래 먹거리도 고려한 입법 활동도 필요하다고 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AI 사업은 아직 수익이 받쳐주지 않아 투자가 필요하다"며 "AI 컴퍼니로 도약할 수 있도록 통신비 인하에도 수위 조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