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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협상하고 있는 팬데믹 조약의 각국 준수 수준을 높일 방안을 제시했다. 팬데믹이란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은 질병이 전 세계로 전염·확산하는 현상을 말한다.
18일 뉴시스에 따르면 카이스트는 박태정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가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본지 '월드뷰'(World View) 코너에 WHO에서 협상하고 있는 팬데믹 조약의 준수도를 높일 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WHO는 또 다른 팬데믹이 올 것을 대비해 국가 간 백신 공급의 형평성 확보·원활화를 위한 팬데믹 조약을 협상하고 있다. 조약은 오는 2025년 타결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법과 달리 국제법인 조약은 국가가 준수하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기 때문에 조약이행도가 낮은 한계가 있다. 이번 팬데믹 조약에서 개발도상국의 백신 접근과 백신 공급의 원활화 등 중요 의제를 포함하지만 국제법 학자들은 각 국가가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WHO도 독립 모니터링 위원회를 두자는 의견 등 팬데믹 조약의 준수도를 높일 여러 방안을 학자들이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박태정 교수는 팬데믹 조약에 포함할 조항 내용을 통해 준수도를 높이기보단 각국의 정부 부처 내 조약 준수 절차와 관련 제도에서 해결 실마리를 찾았다.
게재된 논문에서 박 교수는 보건복지부가 팬데믹 조약 협상을 주도적으로 타결한 이후 조항의 준수는 보건복지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식약처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등 여러 부처가 협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신 제조회사를 설득하기 위해 식약처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협력이 필요하고 보건 인력 확충과 연구개발(R&D) 강화를 포함한 예산확보를 위해선 기획재정부의 도움이 중요하다. 국제협력을 위해선 외교부의 도움과 조약 수정, 법률 검토 등을 위해선 법무부의 협력도 필요하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 내 팬데믹 조약 준수와 관련한 관계부처의 협업도가 곧 실제 준수도로 정해질 거라는 점을 역설했다. 협업을 위해 보건복지부 자체 대응 외에도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 산하의 팬데믹 조약 준수 관련 전담조직(TF팀)을 꾸리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박 교수의 결론이다.
이번 연구는 팬데믹 조약을 대상으로 했지만 기후변화를 위한 파리 협약 조약 이행뿐만 아니라 통상·인권·해양 등 다양한 분야의 조약 준수도 연구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수는 "국제법은 국가 간 약속이므로 해당 국가의 미래 비전·전략과 직결된다"며 "국가가 국제법인 조약에 서명했다는 건 조약에 담긴 미래에 청사진을 그 국가의 국민과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대한민국도 팬데믹 조약의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