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2024.09.1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2024.09.1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무역, 통상정책 고문 역할을 했던 미 전문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10~20% 보편 관세 도입 등 평소 유세에서 밝힌 미국 우선주의 무역·통상 공약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대부분 계승하면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지원법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티븐 본(Stephen Vaughn) 미 무역대표부(USTR) 전 고문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개최한 '2024 미국 대선과 한미 통상 관계' 세미나에서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인수위원회에서 일했으며, 트럼프의 경제 분야 참모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의 임명 인준이 미뤄지는 동안 약 2개월(2017년 3월 2일~5월 15일)간 UTSR 대표 대행을 맡기도 했다.

이날 스티븐 본 전 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무역에 대한 연설을 했고, 2017~2020년 재임 기간, 그때 밝힌 무역통상정책을 실제 모두 다 실행에 옮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에서 밝히는 주요 정책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스티븐 본(Stephen Vaughn) 미 무역대표부(USTR) 전 고문이 25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2024 미국 대선과 한미 통상 관계'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스티븐 본(Stephen Vaughn) 미 무역대표부(USTR) 전 고문이 25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2024 미국 대선과 한미 통상 관계'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년 미 대선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관세와 감세를 핵심 경제 공약으로 내세운다.
미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본적으로는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 중국산 제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4일 조지아주 유세에서 트럼프는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과하는 모든 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대신 트럼프는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율 비율을 21%에서 15%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스티븐 본 전 고문도 이날 포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주요 제안을 했다"면서 "첫째, 미국 내 더 많은 제조업을 장려하기 위한 세법 개정, 수십 년 동안 불균형한 무역 흐름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 셋째로는 중국산 수입품이 미국 시장을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경우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그의 경제정책을 요약했다.

이어 "트럼프는 이러한 각 공약을 시행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내 주요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트럼프 캠프 경제 분야 참모들은 관련 공약의 법률적 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리 해리스 부통령도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을 위한 공약을 25일 발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경제클럽 연설에서 미국 제조기업들에 향후 10년간 100억 달러 규모의 세금 공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들이 기존 공장을 개조해 '좋은 노조 일자리'를 확대하고 수습생 수도 2배로 늘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 제조, 항공 우주, 인공 지능 및 청정에너지 같은 산업에 대한 새로운 투자도 경제공약으로 내걸었다.

스티븐 본 전 고문은 바이든과 해리스가 이끈 현 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 대중국 관세부과나 232조 철강알루미늄 관세도 대부분 유지한 것도 상기시키면서 무역통상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본 전 고문은 해리스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IRA나 반도체지원법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은 철강 노동자, 자동차 노동자, 무역에 대한 실질적인 우려를 갖고 있는 노조 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따라서 인플레이션 감소법이나 칩 법과 같은 것들이 더 많이 시행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여한구 전 통상정책본부장이 25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2024 미국 대선과 한미 통상 관계'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한구 전 통상정책본부장이 25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2024 미국 대선과 한미 통상 관계'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여한구 전 통상정책본부장은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둘 중) 누가 백악관을 차지하든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위한 무역 및 산업 정책의 궤적과 방향은 전반적으로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면서도 "민주당과 공화당 각각 목표에 도달하는 경로는 다를 수 있다"라고 짚었다.
그는 "한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지원법과 관련해 변화가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일단 법안이 만들어지면 폐지가 매우 어렵고, 특히 한국 기업이 공화당 소속 주지사인 주에 많이 투자한 것을 알고 있다.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큰 변화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여 전 본부장은 "한국은 공급망 재편이라는 지정학적, 경제적 변화의 길에 서 있다"면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현실에서 경제와 안보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정책적 대응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 기업이 미국에 215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1위 투자국 지위에 올랐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언급한 여 전 본부장은 "한국 기업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 미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정말 큰 기회를 맞이했다"면서 "미국은 제조업을 재건하려고 하고 있고,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미국의 완벽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장을 지낸 타미 오버비(Tamy Overby) ASG(Albright Stonebridge Group) 선임자문은 이날 세미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상한다면 전기차, 배터리 기업은 일부 투자는 유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싶다"면서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에는 아마도 파리협정에서 다시 탈퇴할 것이고 전통적인 석유와 가스에 더 집중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오버비는 또 한미 간 협력이 필요한 산업분야에 대해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산업영역의 표준을 한미가 함께 확립해 나가며 많은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타미 오버비(Tamy Overby) ASG(Albright Stonebridge Group) 선임자문이 25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2024 미국 대선과 한미 통상 관계'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타미 오버비(Tamy Overby) ASG(Albright Stonebridge Group) 선임자문이 25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2024 미국 대선과 한미 통상 관계'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