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가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재투자에 나섰다. 중장기적 성장 동력이 충분하고 4분기 아티스트의 대규모 컴백이 예상돼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이 '자신감 있는 재베팅'에 나서자 하이브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하이브가 발행한 CB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비율이 99.95%에 달했다. 이로써 하이브는 원금 4000억원의 99.95%에 해당하는 약 3998억원을 조기상환일인 오는 11월5일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투자자들이 풋옵션 행사에 나선 것은 하이브 주가가 CB 발행 당시 전환가액 38만55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져서다. 지난 7일 하이브 주가는 17만3500원으로 마감했는데 이는 전환가액 대비 45% 수준으로 보통주 전환에 따른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하이브는 4000억원 규모의 4회차 CB 발행을 통해 투자자들의 상환 요구에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현금 여력이 부족해 CB를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4회차 전환사채 발행조건은 3회차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는 발행일로부터 5년이며 표면금리(쿠폰금리)와 만기이자율 모두 0%인 소위 '빵빵 채권'이다. 전환가액은 현 주가 대비 20%가량 할증이 붙고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격 조정 조건(리픽싱)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없다.
하이브에 유리한 조건으로 채권 발행이 결정됐음에도 발행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삼파전을 형성하며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증권사들은 금리가 0%인 만큼 향후 하이브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시세 차익을 노린 것이다. 치열한 물밑작업 끝에 미래에셋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하지 못한 잔여 물량을 모두 인수키로 하는 조건도 달았다.
증권업계가 하이브 CB 발행에 적극 참여한 것은 단순 배팅이 아니라 하이브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다. 하이브를 둘러싼 잡음은 여전함에도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증권사들의 참여를 유인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이브의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위버스 유료화(구독·광고) 및 신인 아티스트 수익화 구간 진입 등 기대 요인이 다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위버스 유료화 작업은 수익성을 다각화시키는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위버스는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현재 멤버십, DM 등 유료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부 아티스트들도 입점해 있어 영향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글로벌 K-팝 시장에서 하이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과 르세라핌은 각각 빌보드 Hot100에 각각 9주, 2주 연속 진입했고 지난 6월 데뷔한 미국 걸그룹 캣츠아이의 7월 발매곡 'Touch'는 지난 8월 중순 이후 서구권을 포함한 글로벌에서 역주행하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대규모 컴백이 하이브의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세븐틴과 BTS 멤버들의 활동이 4분기에 집중되면서 글로벌 팬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이들의 컴백은 하이브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BTS 완전체 컴백이 예정됨에 따라 중장기 성장 동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한동안 하이브 주가에 영향을 미쳤던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도 마무리 국면에 진입하면서 주가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조심스럽지만 불확실성 해소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하이브 주가를 억눌렀던 민희진 전 대표와의 갈등이 마무리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