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 투톱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올해 매출 선두 경쟁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두 회사는 나란히 올해 매출 목표치를 5조원대로 세우며 지속 성장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5조3000억원 수준으로 설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올해 매출을 지난해(4조5570억원)보다 15~20% 끌어올릴 방침이다. 매출 목표를 평균 5조3200억원 수준으로 잡은 것이다. 삼성바이오는 CDMO(위탁개발생산) 경쟁력 강화, 셀트리온은 고수익 신규제품 비중 확대를 올해 매출 확대 방안으로 꼽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의 매출 목표치가 실현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살펴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매출 5조291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가 발표한 올해 매출 성장 전망치에 부합한다. 셀트리온의 경우 올해 회사가 제시한 목표치와 유사한 5조129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예상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매출 선두를 유지하되 셀트리온이 턱 끝까지 따라잡는 상황이 연출된다.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의 올해 실적 개선 목표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도는 고환율 상황 속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반적으로 원화 약세 상황은 해외 투자비 증가로 이어져 비용 압박이 심화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달러로 수주하는 CDMO 산업의 특성을 활용해 고환율 상황을 매출 성장 요인으로 역이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셀트리온 역시 미국에서 CMO(위탁개발) 사업을 본격화해 달러 이익을 키우고 해외 사업 성과를 창출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미국의 의약품 관세 대응책도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는 올 1분기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위치한 휴먼지놈사이언스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계약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해당 시설은 총 6만리터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공장이다. 인수 후 생산능력을 최대 10만리터까지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인수를 완료한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을 올해 초 개소했다. 미국에서 생산된 의약품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 삼성·셀트 '성장 궤도' 올랐다
올해 실적 개선을 예고한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매출 4조5570억원, 영업이익 2조6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0.3%, 영업이익은 56.6% 늘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은 건 삼성바이오가 처음이다. 4공장 램프업(가동률 상승)과 1~3공장의 안정적 풀가동이 실적 개선 배경이라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성바이오가 영위하는 사업인 CDMO의 경우 대규모 생산시설이 필요하다. 초기 투자비와 고정비용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장 건설 후 가동률을 빠르게 올려야 투자비를 짧은 시간 안에 회수하고 고정비용 부담을 최소화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는 2023년 4공장을 완공하고 현재 풀가동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인적분할로 인한 순수 CDMO 체제 전환 이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며 "미국 록빌 공장 인수,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 5공장 준공 등 주요 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하며 사업 기반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도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1625억원, 1조1685억원이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7.9%, 영업이익은 137.5% 증가했다. 셀트리온이 연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건 창사 이래 최초다. 기존제품에 이어 고수익 신규제품의 가파른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이뤘다는 게 셀트리온 관계자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기존제품인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의 안정적인 성장 속에서 램시마SC(피하주사),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신규 포트폴리오를 시장에 안착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매출을 3조8638억원까지 확대했다. 전년보다 24.3%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매출 중 신규제품 비중은 과반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신규제품 매출 비중을 올해 70% 수준까지 늘릴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구조적인 원가 개선이 이뤄진 가운데 신제품 출시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실적을 개선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기반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