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해킹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조좌진 전 롯데카드 대표의 뒤를 이어 정상호 전 롯데카드 부사장이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다. 롯데카드는 현재 고객 신뢰 제고와 더불어 실적 개선을 노리는 만큼 정상호 대표 체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25일 오전 정 전 부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단독 추천했다. 정 후보자는 다음달 12일 열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1963년생 정 후보자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LG카드 마케팅팀장, 현대카드 SME사업실장, 삼성카드 전략영업본부장을 거치는 등 업계에선 위기관리 전문가로 꼽힌다. 2020~2023년에는 롯데카드에서 카드사업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롯데카드는 이번 선임으로 조 전 대표 사임 후 약 90일 동안 이어진 수장 공백 상태를 마무리 짓는다.
조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발생한 고객정보 유출사태 이후 지난해 12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며 그는 임기를 약 4개월 남겨두고 사임한 것이다.
당시 해킹으로 롯데카드 회원 중 약 297만명의 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28만명은 카드번호 및 유효기간, CVC 등 민감한 정보가 새어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해킹 사태를 경험한 고객들의 이탈도 감지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카드 전체 회원 수는 953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킹 사태 직전인 지난해 8월(966만3000명) 대비 13만명 이상 줄어든 수치다.
롯데카드는 조 대표 사의 표명 이후 곧바로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내부 및 사외이사 추천을 통해 후보군을 구성하고 외부 C레벨 전문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후보자 검토에 나섰다. 이 결과 정 후보를 단독 추천한 것이다.
정 대표 체제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 역시 해킹 사태 수습을 통한 고객 신뢰 확보다. 현재 해당 사고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제재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앞으로 5년간 정보보안 분야에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다. 보안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도 불가피하다.
수익 개선 역시 시급하다. 지난해 롯데카드 당기순이익은 814억원으로 전년보다 39.9% 감소했다. 업계에선 해킹 사태로 인한 여파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집중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4분기에만 약 270억원 규모의 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사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실질 연체율(대환대출 포함) 역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약 2.3%로 전업 카드사 평균인 약 1.7%를 상회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정 후보는 신용카드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영업, 마케팅 등 분야에서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롯데카드 재직 경험으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고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 대내외 신뢰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