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로 2025년 4분기 유통업계 실적 희비가 갈렸다. 지난해 4분기 쿠팡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4% 감소한 반면 탈쿠팡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쿠팡물류센터. /사진=뉴스1

지난해 4분기 쿠팡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반면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늘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로 구매력이 높은 '고단가 소비자'들이 쿠팡을 이탈해 경쟁 채널로 분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한국시각) 쿠팡Inc가 발표한 2025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쿠팡의 영업이익은 800만달러(약 115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7.4% 감소한 수치다. 분기 영업이익률은 0.09%다.


매출 성장세도 꺾였다. 4분기 매출은 88억3500만달러(약 12조81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달러 기준 10.9%, 고정환율 기준 14.1% 성장했으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4.7% 줄었다. 2021년 상장 이후 원화 기준 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실적 발표에서 "12월 정보 유출 사태로 매출 증가율이 둔화했고 활성 고객(분기에 한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과 와우 멤버십 회원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2460만명으로 직전 3분기 대비 10만명 줄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은 고객 1인당 301달러(4분기 평균환율 기준 43만6400원)로 직전 분기 323달러(3분기 평균 환율 기준 44만7730원) 보다 22달러(4분기 평균환율 기준 3만360원) 줄었다.

아난드 CFO는 이에 대해 "개인정보 사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영업이익 감소 원인에 대해서도 "분기 성장 사업 투자 확대와 앞서 언급한 단기적 영향들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쿠팡 "올해도 쉽지 않다"…1분기 성장률 5~10% 전망

지난해 4분기네이버 커머스 부문 매출이 1조540억원을 기록하며 36% 성장했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의 모습. /사진=뉴스1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는 외형과 내실을 모두 챙겼다.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은 3조19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다. 커머스 부문 매출은 1조540억원을 기록하며 36% 늘었다.


네이버의 4분기 영업이익은 6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19.1%를 기록해 쿠팡(1.38%)과 격차를 보였다. 다만 네이버는 커머스 외에 서치·클라우드·핀테크·콘텐츠 등 사업 부문이 다양해 직접적인 수익성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커머스 부문 영업이익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CJ대한통운(공산품), 컬리(신선식품)와의 물류 연합(NFA)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픈서베이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이탈 고객의 60.5%가 네이버(40.7%)와 컬리(19.8%)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컬리N마트를 론칭한 후 10월 신선식품 거래액이 전월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이후 11월 쿠팡 사태로 소비자 이동이 가속화되면서 네이버 멤버십 회원의 80% 이상이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등 반사이익을 누렸다.

네이버와 컬리의 협업 모델은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 측은 "지난달 컬리N마트의 거래액은 론칭 초기 대비 7배 이상 늘었으며 같은 기간 신선식품(9배)과 즉석밥·라면(12배) 등 장보기 품목 거래액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업계는 쿠팡의 고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아난드 CF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1분기 매출 증가율을 5~10%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보다 낮은 수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직매입 기반의 대규모 물류 투자 비용이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쿠팡 구조상 고단가 고객의 이탈은 수익성에 치명적"이라며 "정보 유출 사태 이후 고객 신뢰 회복과 이탈한 물동량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향후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