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자체 물류센터 확보를 검토 중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쿠팡식 직배송 전환이 아니라 기존 물류 파트너와 협업을 유지하면서 물류 통제력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하이브리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뉴스1

네이버가 최근 자체 물류센터 확보를 검토하면서 쿠팡식 직배송 체계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 목적은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배송을 직접 하기보다 물류 운영의 통제력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커머스 거래가 커질수록 외부로 흩어지던 물류 부가가치를 플랫폼 안으로 가져오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자체 물류센터 부지와 거점 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는 직배송·직고용 체계로의 전환보다 커머스 거래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물류 인프라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물류센터 확보를 검토한 것은 맞지만 이를 직배송이나 직고용과 연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현재 협력 중인 물류사들과 함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과 네이버는 커머스 사업에 있어 본업부터 전략까지 큰 차이가 있다. 쿠팡은 직매입과 전국 물류센터, 배송 인력까지 직접 운영하는 구조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배송 품질을 높이는 대신 막대한 물류 투자와 고정비를 감수하는 방식이다. 반면 네이버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CJ대한통운, 한진 등 물류사와 협업하며 커머스를 키워왔다. 직접 배송망을 구축하기보다 플랫폼과 물류기업이 역할을 나누는 구조다.

재무 구조도 이를 뒷받침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2조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 영업이익은 2조2081억원으로 11.6% 증가했다. 커머스 부문 매출도 3조6884억원으로 26.2%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3조2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영업이익은 5418억원으로 7.2%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LLM 고도화와 GPU 확보,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쿠팡식 물류망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고정비를 추가로 떠안을 유인은 크지 않다"고 관측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물류센터를 검토하는 이유를 배송 내재화보다 물류 과정에서 외부로 분산되던 부가가치를 플랫폼 안으로 가져오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도착보장 서비스 거래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자체 거점을 일부 확보하면 입고·보관·포장 등 풀필먼트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고, 물류사와의 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어서다. 쿠팡 역시 직매입과 직배송만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로켓그로스 등 물류 서비스를 확대하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네이버가 물류센터 도입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직매입이나 직배송보다 물류 운영의 통제력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월마트와 아마존이 같은 AI를 두고도 서로 다른 전략을 택하는 것처럼 네이버와 쿠팡도 같은 물류센터를 확보하더라도 전략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며 "쿠팡이 물류 전 과정을 직접 내재화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모델이라면 네이버는 플랫폼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파트너와 협업해 물류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