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대부업계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취약차주의 마지막 보루로서 책임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이 붙은 모습. /사진=뉴스1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가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권의 책임이 커지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금융소비자의 신뢰 제고를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김형원 민생금융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대부업자·대부중개업자 CEO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송경용 서민금융보호국장을 비롯해 17개 대부업·중개업자 CEO 및 대부금융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는 총 1만753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가 설치된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신고 건수는 2019년 이후 6년 연속 증가했고 2024년 대비 2141건 더 늘었다. 특히 미등록 대부업체 신고는 2012년 619건과 비교하면 15배 가까이 급증했다.

금감원은 서민·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업계가 신용공급을 활성화할 것을 주문했다. 취약차주의 금융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른 연체 및 과다 추심 제한 등 대부업 이용자 보호규제를 계속 준수할 것도 주문했다. 해당 규제는 대출 연체로 기한 이익이 상실되더라도 기한 미도래 부분에 대한 ▲연체이자 부과 금지 ▲상각채권 양도 시 장래 이자채권 면제 ▲추심총량제 ▲추심 연락 유형 제한 요청권 등을 골자로 한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시대

채무자의 채무조정 요청권(원금 3000만원 미만)에 대한 안내도 강화하고 원리금 감면과 만기 연장 등 채무조정 제도를 활성화할 것을 촉구했다.


금감원은 현장검사를 통해 개인채무자보호법 준수 여부를 중점 점검할 계획이다. 채무조정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매달 채무조정 승인 현황도 모니터링한다.

채무자 권익 보호 역시 당부했다. 금감원은 소멸시효 완성 채권에 대한 일부변제 유도 등 무분별한 시효 부활 행위로 취약차주가 부당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연체채권 매각 과정에선 추심 강도가 심화되는 채무자 피해를 막기 위해 빈번한 채권 재매각을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관련 현장점검을 실시하며 협회와 함께 '소멸시효 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한다. 상환능력이 없는 취약차주에 대한 무분별한 시효 연장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개인정보 유출 재발 방지…"포용금융 동참해달라"

금감원은 대부업계가 새도약기금에 참여하는 등 포용금융 확대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위해 협약 가입 시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대상채권 매각을 허용하고 새도약기금 가입 대부회사에는 은행권 차입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부업계의 정보보안도 강화된다. 지난해 8월 대부업체를 겨냥한 랜섬웨어 공격으로 내부정보가 다크웹에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금감원은 해킹 재발 방지를 위한 개인정보 및 신용정보의 정보보안 의식을 강화하고 법적 보안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특히 대부중개사이트 영위업자 등으로부터 입수한 대출 문의자의 연락처 등을 불법 사금융업자에게 넘기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계에 요구했다. 금감원은 올해 대부업계 신용정보시스템의 보안대책 수립 현황을 점검하고 미흡 사항을 개선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대부업권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신용공급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