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DCC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직후 당기를 흔들어 당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 1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17일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친명(친이재명)계 김민석 후보가 선출됐다. 김 후보는 선호투표를 거쳐 당선자로 확정됐다. 선호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3위인 송영길 후보를 1순위로 투표한 유권자의 2순위 투표를 1·2위 후보에게 합산한 것이다. 김 대표는 국민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정 후보에게 뒤졌지만 8·17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수도권 대의원·권리당원 경선에서 크게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당정 일체감이 강한 친명계 후보를 밀어줘 안정적으로 국정뒷받침을 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정청래의 바람이 김민석의 조직을 이기게 해달라"며 당원 표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당원 표심 역시 김 의원에게 쏠렸다. 그 배경에는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판단이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의 경우 800조원 규모 메가 프로젝트라는 절호의 기회가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위기감도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체제는 이재명 정부 임기 중반의 국정 안정을 견인하고 여당으로서의 개혁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안고 있다. 전임 정청래 대표 시절 청와대와 여당 사이에 적지 않은 불협화음과 노선 갈등이 있었던 만큼, 김 대표는 당정 관계를 안정적으로 재구축해야 한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 일성으로 당정 관계를 '창조적 수평관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정 일체감이 집권당을 '청와대 출장소'로 전락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집권당을 건강한 '협력적 견제자'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것이 김 대표의 핵심 과제다.

이 대표는 또 "민주당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민심의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저치인 44%로 조사됐다. 부정 평가는 46%에 달해 취임 후 처음으로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 집권당의 새 사령탑이라면 이러한 민심 이반의 원인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청와대에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겸손과 유능'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여당의 존재 이유는 사라진다.

경선 과정에서 극도로 곪아 터진 계파 갈등을 치유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이번 경선은 친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간의 원색적인 비난과 '붕어 아이큐'라는 인신공격까지 난무한 진흙탕 싸움이었다. 김 대표는 서둘러 분열된 당을 추스르고 단일 대오를 형성해야 한다. 수석 최고위원을 친청계 최민희 의원이 차지하고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청계 3명, 친명계 2명이 당선된 만큼 김 대표는 각별한 포용력과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강경일변도의 국회운영으로 반목만 계속해 온 야당과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산적한 국가적 과제를 풀어가는 책임 있는 집권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