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스커버리가 6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자사주) 소각을 추진한다. 최근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가운데 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는 지난 6일 이사회에서 향후 3년간 총 6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200억원을 시작으로 향후 2년간 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순차적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조치이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본격 시행되면 기업들은 앞으로 자사주 취득 후 1년 이내에 이를 소각해야 한다. 기존에 보유 중인 자사주도 6개월 유예 후 1년 내 소각해야 한다.
자사주 소각은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기업들이 그간 경영권 방어를 위해 보유했던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 기존 주주들이 가진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서 기업가치 역시 재평가될 수 있어서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자사주 의무 소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수차례 밝힌 바 있다.
SK디스커버리의 이번 자사주 소각 추진 계획은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발을 맞추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또한 구체적인 매입·소각 계획을 선제적으로 밝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 2017년 존속법인 SK케미칼을 지주사(SK디스커버리)와 사업회사(SK케미칼)로 분할할 당시에도 보유하고 있떤 자사주 약 323만주에 대해 신주 배정을 받지 않고 전량 매각 및 소각했다. 자사주를 통한 지배력 확보보다 전제 주주의 권익을 우선시한 선택이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약 900억원 어치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소각했다. 이는 발행주식의 9%가 넘는 규모이다.
앞으로 6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소각이 완료되면 발행주식의 6% 이상이 추가로 사라져 EPS와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주요 지표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