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자문사들이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 확대'와 관련해 일제히 찬성을 권고한 가운데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최유빈 기자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의결권 권고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MBK파트너스(MBK)와 영풍 행보가 주목된다. 상법개정 취지를 선제 반영하는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 확대'와 관련해 글로벌 최대 의결 자문사들은 물론 국내기관들도 일제히 찬성을 권고하면서 MBK·영풍측이 반대 입장을 고수할 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11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2026년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의결권 권고 보고서'를 내고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인으로 확대하는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집중투표에 의해 선임할 이사의 수 역시 '이사 5인 선임'안을 적절하다고 했다.


세계 최대 자문사 ISS 역시 분리선출 감사위원의 수를 2인으로 확대하는 안을 지지하는 한편 이번 주총의 핵심 쟁점으로 '이사 수 선임안'을 꼽으며 '이사 5인 선임' 안건이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과 한국ESG평가원, 서스틴베스트 역시 두 안건 모두에 찬성 의견을 피력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오는 9월 본격 시행되는 개정 상법을 선제 반영하기 위해 유미개발의 주주제안인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인으로 확대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집중투표제에 의한 이사5인 선임의 건을 상정하고 해당 안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9월 통과된 개정 상법은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인으로 확대하도록 규정으로 두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의 이사회는 상한인 19명이 모두 채워져 있으며 분리선출된 감사위원은 1명이다. 아직 정관 변경이 이뤄지지 않은만큼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하지 못할 경우 분리선출로 감사위원 1명을 선임할 수가 없게 된다. 사실상 법위반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관 변경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MBK·영풍 측의 제안대로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6인을 모두 선출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이사수 상한인 19명의 자리가 모두 채워지면서 추가 분리선출해야 하는 감사위원을 뽑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일각에서는 개정된 상법을 지키기 위해 별도 임시주총과 정관 변경 등 복잡한 과정과 비용이 들여야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통과가 될지 여부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거버넌스 측면에서 타격을 줄 수 있단 우려다.

MBK·영풍은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6인 전원을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인으로 확대하는 안에 대해서도 MBK·영풍 측은 "분리 선출 확대라는 원칙 자체에 대한 반대는 아니다"라면서도 분리선출 절차에 따라 제안된 특정 후보자에 대해 반대한다는 모순된 입장을 ISS 등 글로벌의결권 자문사 등에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ISS는 "이사수를 5명으로 정하는 안은 최근 법개정 취지와 부합한다"며 "MBK·영풍 측이 단기적인 전략적 이익을 위해 구조적 지배구조 개선을 미루는 것은 적한 메시지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일제히 MBK·영풍 측 6명 선임안을 반대하면서 MBK·영풍이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버넌스 개선을 내세워놓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거버넌스의 불투명성을 키우고 상법개정 취지를 반하는 모양새가 이어져서다.

의결권 자문사들은 MBK·영풍이 제시한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충실 의무 명문화, 집행임원제 도입, 액면분할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글래스루이스는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충실 의무 명문화는 기존 상법과 관계에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우려를 해소하는 방법을 확인할 수 없다며 배척했다. 집행임원제의 경우 "이사가 집행임원을 겸임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며 "자기감독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를 정관에 명시적으로 규정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ISS는 액면분할 안건에 반대를 권고하며 "지난해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가결됐으나 MBK·영풍의 반대로 효력이 정지된 안건을 다시 상정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통과되더라도 소송이 이어지는 동안 상장 절차 등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