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소재 한 다세대주택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들이 평소 심각한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울산 울주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4시48분쯤 울주군 소재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 A씨와 미성년자 4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4명은 A씨 자녀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째(8)와 6세, 4세, 지난해 겨울에 태어난 2세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16일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집 내부에서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A씨의 유서가 발견됐다.
A씨 가족은 첫째가 사흘간 등교하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학교 측이 신고하면서 발견됐다. A씨는 무직 상태에서 홀로 네 아이를 돌봐왔다. 아내는 지난해 12월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온산읍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아니었으며 매달 아동 수당과 부모 급여를 받고 있었다. 관계자는 "이 가구는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로 지정돼 행정복지센터가 방문 상담을 진행했다"며 "A씨에게 차상위계층과 한부모 가정 등 복지제도에 대해 안내했지만 그가 '모아둔 생필품도 있고 생활하기 괜찮다'며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에도 후원 물품인 쌀과 라면 등을 직접 전달하며 안부를 살피고 유선으로도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었다"고 부연했다.
인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이웃 B씨는 "A씨가 올때마다 아이들 먹거리를 사 갔고 아이들 차림새도 늘 깔끔했다"며 "A씨는 7~8차례에 걸쳐 아이들 과자와 음식 등을 외상으로 가져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가 사망하기 전 17만원어치 음식과 과자를 외상으로 가져갔다. 그것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떠난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진다. 더 챙겨줄 걸 그랬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이웃 C씨는 "몇 달 전 A씨가 타고 다니던 외제 차를 누군가 강제로 가져갔다. 형편이 급격히 어려워 보였다"며 "막내가 집 밖으로 나온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태양도 못 보고 저세상으로 간 걸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듯이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경찰은 이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점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신청할 방침이다. 아울러 A씨 유족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