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1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스1

중동발 전쟁 공포가 실물 경제를 넘어 외환시장까지 덮쳤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530원을 넘어서며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자본시장 전체에 극도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 13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8.5원 오른 1534.20원을 나타내고 있다. 장 중 한때 1535.90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고점들을 차례로 갈아치웠다.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 인덱스가 100선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원화 가치는 끝을 알 수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미 1,530원선이 붕괴된 만큼, 다음 저항선은 1,545원에서 1,550원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시장의 이목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첫 공개 발언에 쏠렸다. 신 후보자는 출근길 언론 질의응답에서 "환율 레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달러 유동성 지표는 양호하며, 환율과 금융 불안정을 직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시장을 안심시켰다.

실제로 신 후보자의 발언 직후 환율은 1525.2원까지 소폭 내려앉으며 안정을 찾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가 다시 부각되자 오히려 상승폭을 더 키우는 '역행'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후보자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시장의 공포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