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화제성에 집중한 신메뉴가 쏟아지는 국내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버거킹이 고유의 직화 조리 방식과 대표 메뉴 '와퍼'를 중심으로 2025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유행을 따르는 대신 메뉴의 본원적 경쟁력에 집중한 전략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은 2025년 매출 8922억원, 영업이익 429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12.6%, 11.7% 증가한 수치다. 외식 물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부담이 가중되는 대외 환경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핵심 요인으로는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한 수익 구조 최적화가 꼽힌다.
최근 외식업계는 SNS 확산과 함께 짧은 주기로 이색 메뉴를 출시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유행에 편승한 신메뉴 출시는 단기적인 매출 증대를 유도할 수 있지만 복잡한 조리 과정이 추가돼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고 식자재 원가 상승을 유발한다. 업계에서는 잦은 신메뉴 출시가 기존 핵심 메뉴의 입지를 약화시켜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훼손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고 지적한다.
버거킹은 신메뉴를 출시하더라도 와퍼 중심의 판매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1957년 탄생해 매년 전 세계에서 13억개가 판매되는 와퍼는 1984년 국내 상륙 이후 직화 방식을 타협 없이 지켜왔다. 버거킹은 2024년 4월 14일 기존 와퍼의 판매를 종료하고 다음 날인 4월 15일 품질을 전면 개선한 '뉴 와퍼'를 정식 출시했다.
직화 방식의 정체성을 확립한 뉴 와퍼는 출시 후 8개월 만에 500만개 이상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145.3% 늘어난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재 버거킹은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와퍼 관련 프리미엄 라인업에서 확보하며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뉴 와퍼 500만개 돌파…맛의 본질이 이끈 '재구매'
소비자 충성도 역시 수치로 입증됐다. 단종 이후 재출시된 '통모짜와퍼'는 3주 만에 누적 판매 100만개를 돌파했으며 재구매율은 28.9%에 달했다. '트러플 머쉬룸 와퍼' 역시 재구매율 31.7%를 기록하며 두터운 충성 고객층을 확보했다. 한번 맛본 소비자가 다시 해당 메뉴를 찾는 것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 효과나 호기심이 아니라 '맛'이라는 본질이 소비자 행동으로 직접 이어진 결과다.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에서도 브랜드 본질을 강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외식업계가 요리 경연 프로그램 출연진 섭외에 속도전을 벌일 때 버거킹은 화제성보다 직화의 정통성을 제대로 구현할 파트너를 찾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시즌2에서 바비큐 장인으로 화제를 모은 유용욱 셰프와의 협업이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6에 이름을 올린 '이목 스모크 다이닝'을 운영하는 유 셰프는 제품 개발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해 자신의 시그니처 메뉴인 '비프립'의 훈연 풍미를 버거킹의 직화 패티 시스템에 접목했다.
소비자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버거킹은 이달 9일 출시되는 유 세프와의 협업 메뉴를 지난 1일 서울 성수동에서 트럭 게릴라 이벤트로 선보였다. 행사에서는 당일 준비된 물량 200개와 현장에서 추가 투입된 50개가 조기 소진되며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입증했다. 셰프의 노하우를 와퍼에 녹여내며 브랜드 정체성을 우선하는 협업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버거킹 관계자는 "미쉐린 가이드가 인정한 바비큐 장인의 노하우를 와퍼에 완벽하게 녹여내기 위해 공을 들였다"며 "깊은 훈연의 풍미와 압도적인 육질로 프리미엄 버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에 대해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원부자재비 및 환율 상승 등으로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임직원 및 가맹점주, 협력사들이 함께 노력해 이룬 성과"라며 "앞으로도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로서 더욱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