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이 마케팅 대신 제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사진=버거킹

버거킹을 운영하는 BKR이 이동형 대표 체제에서 제품 품질과 조리 시스템에 투자하는 정공법을 통해 3년 만에 영업이익률을 5배가량 끌어올렸다. 굿즈나 일회성 이벤트 등 마케팅 대신 본질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KR의 지난해 매출원가는 3254억원으로 전년(2817억원) 대비 15.5%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927억원에서 8922억원으로 12.6% 증가했다. 매출 상승 폭보다 매출원가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제품과 공정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원가율은 35.5%에서 36.5%로 1%p 올랐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은 3.15%에서 3.01%로 오히려 낮아졌다. 마케팅 거품을 걷어내고 제품 연구개발과 신규 매장 투자에 자원을 집중하며 내실을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는 대표 메뉴인 와퍼에 집중됐다. 버거킹은 2024년 4월 한국 진출 40주년을 기념해 기존 와퍼를 리뉴얼한 '뉴 와퍼'를 통해 직화로 구운 패티라는 정체성을 강화했다. 패티에는 고기 사이의 공간을 육즙으로 채우는 텐더폼 공법을 적용해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했고 감칠맛과 육향을 끌어올리기 위해 소금과 후추를 더했다. 햄버거 번에는 글레이즈드 코팅을 입혀 수분의 증발을 최소화하고 탄력을 높였다.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는 R&D 전략은 라인업 확장 과정에서도 유지됐다. 지난해 4월 새롭게 선보인 치킨버거 플랫폼 '크리스퍼'는 닭가슴살에 쌀가루와 라이스 크러스트 튀김옷을 입혀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2월에는 라이스 크럼블 공법을 고도화해 바삭한 식감을 극대화한 '더(The) 크리스퍼'를 출시했다.

주문 후 조리로 제품력 유지…이동형표 본질 경영 성과

서울 시내 버거킹 매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제품뿐 아니라 운영 시스템 전반에서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버거킹은 패티를 포함한 모든 재료를 주문 이후 조리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제품의 품질을 상향 평준화해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하며 직영점 중심의 품질 관리 체계를 고도화했다. 지난해에만 50여개의 매장을 신규 오픈하는 등 미래 사업 기반을 다지기 위한 매장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비케이알 관계자는 "확보된 수익은 다시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한 소비자 서비스와 미래 성장 동력 등에 재투자 될 것"이라며 "단기 성과에 흔들리지 않고 본질에 충실한 브랜드로서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동형 대표 취임 이후 BKR이 제품과 공정 중심으로 비용 구조를 재편하며 '본질 경영'을 현장에 안착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모성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제품 경쟁력과 매장 운영 체계에 투자를 집중하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개선했다는 분석이다.

수익성 개선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해 BKR의 영업이익률은 4.80%로 이 대표 취임 전인 2022년(1.03%)과 비교하면 5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79억원에서 429억원으로 확대됐다. 취임 첫해인 2023년 영업이익이 206% 늘어난 것에 이어 3년 연속 상승세를 유지한 것이다.

외형 확장과 더불어 내실도 강화되고 있다.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지난해 10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2% 신장한 것으로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실질적인 현금 동원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95억원까지 확대되며 수익구조의 안정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출혈 경쟁이나 일회성 이벤트에 의존하지 않고 품질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고객이 제값을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단순히 비용을 줄여 만든 것이 아니라 제품의 본질에 투자하면서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