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동농협 전경/사진=로드뷰 캡쳐

경남의 한 지역농협에서 대출담당 직원이 배우자 명의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뒤 전산을 조작해 상환된 것처럼 꾸민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내부 통제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제보자에 따르면 경남농협 관내 웅동농협 대출담당 직원 A씨는 지난해 7월경 자신의 부인 명의 토지를 담보로 5억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A씨는 실제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산 조작을 통해 대출금을 갚은 것으로 처리해 근저당권을 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등기필증에 보안스티커로 가려진 일련번호와 비밀번호를 스티커를 떼어낸 후 전산입력 처리해 법무사에 제출하면 해지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했다.

근저당 해지 이후 A씨는 해당 토지를 제3자에게 약 6억원에 되판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10월 추석 연휴 직후 A씨가 돌연 사표를 제출하면서 드러났다. 이를 수상히 여긴 내부 직원들이 자체 감사를 진행한 결과 전산 조작 정황이 확인됐다.


웅동농협은 즉시 A씨를 경찰에 고발하고 농협중앙회에 보고한 뒤 감사를 요청했다. 농협 측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사후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사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지역농협 구조적 취약점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법무사 관계자는 "은행에서 근저당 해지 의뢰가 들어오면 통상적으로 이를 처리해 줄 수밖에 없다"며 "지역농협의 관리 체계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시중은행의 경우 전산 통제 시스템과 말소 전담 부서가 별도로 운영돼 담당자가 단독으로 처리하기 어렵다"며 "반면 지역농협은 담당자가 등기필증 등 실물을 직접 보관·처리할 수 있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A씨는 진해경찰서 조사 후 검찰에서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