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한 숙박시설에서 수돗물에 이물질이 섞여 나와 도민체전에 참가한 선수단이 세면과 샤워조차 어려움을 겪었다. 왼쪽은 세면대에 고인 물이 검게 변한 모습, 오른쪽은 교체 직후 샤워기 필터에 이물질이 쌓인 상태로 오염 정도가 육안으로 확인된다. /사진제공=독자

제64회 경북도민체육대회 기간 중 안동을 방문한 선수단이 숙박시설 수돗물 이물질 사태로 큰 불편을 겪은 가운데, 이번 사태가 안동시의 구조적인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행정 실패'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대형 행사를 앞두고도 해당 업소에 대한 수질 점검이 1년 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도민체전 기간 중 안동의 한 숙박시설을 이용한 선수단은 수돗물에 정체불명의 이물질이 섞여 나와 세면과 샤워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었다. 취재 결과, 이번 사태는 안동시가 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사전 점검에서 가장 기본적인 위생 요소인 수질을 점검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동시는 대회 전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침구류 청결, 조명·환기, 숙박요금 등을 중심으로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정작 가장 기본적인 위생 요소인 수질 점검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동시는 대회 전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침구류 청결과 요금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으나, 수질 관리 상태는 확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생수나 정수기가 비치된 경우 별도의 수질 검사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이는 현행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자의적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공중위생관리법 및 시행규칙에 따르면, 숙박업자는 객실·욕실 등의 먹는 물과 용수를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며 저수조 청소 등 수질관리 기준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정수기 비치 여부와 관계없이 급수 시설 전반에 대한 관리 책임이 지자체에 있음에도 이를 방치한 것이다.


또한, 숙박시설 내 정수기와 제공 생수에 대해서도 위생 상태나 관련 서류 확인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점검 자체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어 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시설 문제를 넘어, 사전 점검 체계의 부재와 관리 책임 방기가 결합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1만2000여 명의 선수단이 집결하는 경북 최대 규모의 체육 행사를 주최하면서도 기본적인 위생 관리조차 소홀히 한 안동시의 행태에 대해 체육계와 지역 사회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동시는 해당 숙박업소에 대해 행정처분을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사전 점검 미이행이라는 근본 원인이 확인된 만큼 사후 조치만으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규모 행사 준비 체계와 위생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