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달 9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사진=뉴시스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달러화를 중심으로 크게 줄며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기업의 원화 수요 확대와 환율 상승, 해외 투자 자금 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화예금 잔액은 1021억7000만달러(약 151조889억원)로 전월 대비 153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6개월 이상 국내에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기업 등이 보유한 외화예금을 의미한다.

통화별로는 달러화 예금이 856억4000만달러로 전월보다 103억6000만달러 줄며 감소세를 주도했다. 유로화와 엔화 예금도 각각 32억8000만달러, 14억9000만달러 감소했고, 위안화 역시 소폭 줄었다.

달러 예금 감소는 기업 자금 수요와 금융시장 환경 변화가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국내 거래처 결제와 법인세 납부 등을 위해 원화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외화를 환전한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환전 규모가 확대됐다. 여기에 증권사 외화 투자자 예탁금 감소, 해외 투자 집행 및 경상거래 대금 지급 등이 겹치며 감소폭이 커졌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 예금이 868억달러로 한 달 새 134억3000만달러 줄었고, 개인 예금도 19억3000만달러 감소한 15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해외 주식 투자 흐름 변화도 외화예금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 확대에 따라 외화예금이 늘었으나, 최근에는 국내 증시 상승과 세제 요인 등으로 해외 주식을 매도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순매도하며 외화 대기자금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 외화예금이 872억4000만달러로 113억6000만달러 감소했고, 외국은행 국내지점 역시 40억달러 줄어든 149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원화 수요 증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전 확대, 투자자 예탁금 감소 등이 동시에 작용했다"며 "해외 투자 자금 흐름 변화도 외화예금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