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소외가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구성한다. 장기·과잉 추심 문제를 줄이기 위해 매입채권추심업은 현행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구성·운영 방향과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새 정부 출범 후 새도약기금과 신용사면 등을 통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난 금융소외계층을 신속히 구제해 왔다"며 "이제는 금융소외가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을 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현장에 착근시켜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포용적 금융 대전환 속도
금융위는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현재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 추진체계 아래 설치한다. 추진단은 ▲감독총괄 ▲정책서민 ▲금융산업 ▲신용인프라 등 4개 분과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각 분과는 금융소외를 유발하는 구조적 원인을 금융회사의 공적 역할, 제도적·구조적 제약, 신용인프라, 건전성 감독 등 다방면에서 점검하고 항구적인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감독총괄분과는 금융회사 내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 지정 등 지배구조 정립과 임직원 면책 등 금융시스템 전반의 규범을 살핀다. 정책서민분과는 정책서민금융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금융·고용·복지 복합지원 모델을 논의한다.
금융산업분과는 건전성 규제 전반과 인터넷은행, 상호금융 등의 포용금융 역할 강화 방안을 다룬다. 신용인프라분과는 신용평가가 과거 이력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 상환능력과 의지를 반영할 수 있도록 연체정보 활용 기준과 비금융정보 활용 체계를 정비한다.
금융위는 다음 달 현장 대토론회를 시작으로 추진단을 본격 가동한다. 이후 분과별 논의를 거쳐 성숙된 과제부터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순차적으로 발표할 방침이다.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매입채권추심업에 대해서는 허가제 전환을 추진한다. 현행 매입채권추심업은 등록제로 운영돼 진입에 사실상 제약이 크지 않고, 채무자 보호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금융위는 매입채권추심업에 채권추심업 수준의 허가요건을 도입해 규제차익을 해소하고, 충분한 인적·물적 자원과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춘 우량업체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허가요건에는 금융회사의 50% 이상 출자, 자본금 30억원, 건전한 사업계획, 대주주 요건, 전문성 등이 포함된다. 전문인력을 포함한 20명 이상의 상시고용인력과 민감정보 보호를 위한 전산보안설비도 요구된다.
이 위원장은 "매입채권추심업은 대출 제도의 중요한 후단 기능을 담당하고 있지만 취약채무자에 대한 장기·과잉 추심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며 "채권추심은 채권자의 정당한 권리이지만, 사회적으로 수인될 수 없는 방식으로 채무자에게 장기간 과도한 부담과 고통을 준다면 더 이상 업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금융위는 매입채권추심업자의 전문화·채무자보호 내재화를 유도하고 '채권추심법', '개인채무자보호법' 등 채권추심 관련 법령 준수에 더해 채권추심 가이드라인 등을 내규나 추심업무 과정에 융화될 수 있도록 규제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기존 업체에는 3년의 전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유예기간 중 현재 등록 유효기간이 만료되면 한 차례 갱신할 수 있다. 다만 전환기간 중 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업체의 연체채권은 전환기간 종료 후 6개월 안에 다른 금융회사나 매입채권추심업자에게 매각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권도 힘 보탠다…포용적 금융 대전환 방안
이날 하나금융지주는 '포용적 금융 대전환 방안'도 발표했다. 하나금융은 2030년까지 16조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한다는 계획에 이어 체감형 포용금융 모델 구축 계획을 설명했다.우선, 하나금융은 중·저신용자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3조원 규모의 특화 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며, 2조원 규모의 '하나원큐중금리대출'과 1조원 규모의 '하나더소호 성공사다리대출'을 6월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장기 연체채권에 대한 선제적 소멸시효 완성 및 채무소각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다음 달 특수채권 편입 후 5년이 지난 5000만원 이하 개인 채무자 관련 채권을 중심으로 20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선제적으로 소각할 계획이다. 하나미소금융재단에는 1000억원을 추가 출연해 금융소외자 지원을 강화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포용금융이 일시적 대책이 아니라 금융회사와 금융시스템 안에서 지속가능하게 작동하는 구조가 되도록 추진단을 중심으로 충분히 논의하고 제도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매입채권추심업의 허가제 전환 방안이 차질없이 이행된다면 업이 질적으로 성장해 여신제도를 뒷받침하면서도 채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