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스러브 루이, 우무티가 27일 서울 강남구 가빈아트홀에서 진행된 미니 2집 'I, GOD'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스타뉴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체제로 전환하며 본격적인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과거 비주류에 머물던 서브컬처가 오늘날 게임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했듯 기술과 결합한 '엔터테크' 역시 시대적 흐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엔터테크 시장의 독보적인 선두 주자는 블래스트 소속의 5인조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PLAVE)다. 블래스트는 언리얼엔진 기반 3D 그래픽을 통해 멤버들의 감정 표현까지 세밀하게 구현해 냈다. 리얼타임 기술을 활용해 시네마틱 영상과 오프라인 라이브 콘서트의 비주얼 퀄리티를 극대화하고 꾸준한 라이브 방송을 통해 버추얼 아이돌과 팬덤 간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혔다.


플레이브는 1일 기준 스타트렌드 K팝 남자 그룹 부문에서 일간 랭킹 1위를 수성하고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과 '빌보드 아티스트 100'에 잇달아 이름을 올리는 등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했다.

시장조사기관 이머진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약 14조원 수준이었던 버추얼 휴먼 시장 규모는 2030년 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형 기획사들도 기술력을 앞세워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에 전방위로 뛰어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첫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를 통해 '플렉서블(Flexible) 캐릭터'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각 플랫폼의 특성에 맞게 유연하게 변화하는 세계관을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목소리를 구현하고 콘텐츠를 제작해 음악을 넘어 웹툰, 게임, MD,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등 전방위로 IP를 확장할 계획이다.


하이브도 자회사 AI 오디오 기술 기업 수퍼톤이 제작한 버추얼 걸그룹 '신디에잇'(SYNDI8)을 시장에 안착시키며 가상 아티스트 라인업을 강화했다.
700조 신시장 여는 '엔터테크'…가상·현실 허무는 하이브리드 K팝
지난달 15일 서울 강동구 갤럭시코퍼레이션 로봇파크에서 열린 로봇 공연 모습. /영상=김미현 기자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세계 최초로 사람의 얼굴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돌' 출시 로드맵을 공개했다.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는 지난달 15일 로봇 파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의 미래는 결국 피지컬 AI 로봇이라는 물리적 몸체를 통해 완성될 것"이라며 "1년에 한 대씩 로봇을 출시해 향후 5년 내에 로봇 아이돌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통적인 아티스트의 고정관념도 깨지고 있다. WM엔터테인먼트와 257엔터테인먼트가 공동 기획한 '엑스러브'(XLOV)는 K팝 아이돌 최초로 성별 구분이 없는 '젠더리스'(Genderless)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달 27일 쇼케이스에서 멤버 우무티는 "젠더리스, 젠더프리라는 단어 하나나 워딩을 통한 강렬한 화제성으로 다가가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젠더리스는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하나의 삶의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엔터테크는 기술과 결합해 기존 아이돌이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과 만족감을 선사하며 탄탄한 팬덤을 결집하고 있다"며 "인간의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초기 비주류 문화에 대해 가졌던 대중의 거부감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