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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지방선거 투표율 오후 3시 51.9%…4년 전 총투표율보다 1%p↑

작성자

김성아 기자

작성일

2026.06.03 | 15: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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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장동혁·조국·한동훈 운명 달렸다…6·3 선거 6대 관전 포인트
  • [르포]"답답해서 13년만에 첫 투표했다"…새벽부터 뜨거운 투표 열기
  • 4년 전 총투표율 넘었다…6·3 지방선거 투표율 오후 3시 51.9% 역대급
  • 6·3 지방선거 투표율 오후 1시 46%…직전 선거보다 7.7%P 높아
  • 6.3 지방선거 오후 1시 서울 투표율 46%…도봉구 48%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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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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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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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성 난징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볼보 자동차. 중국 청두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다. 2024년 5월 촬영./사진=뉴스

[시대광장/이상언]볼보는 왜 중국에? '연대임금'의 비극적 결말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표면적 이유는 미국에서의 볼보 자동차 판매량이 1975년 6만338대에서 지난해 4만3887대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판매 감소는 국제 경쟁력 하락이라는 고질적 문제의 한 증상일 뿐이다. (중략) 더 큰 문제는 결근율이다. 볼보의 예테보리 본사 옆에 있는 토르스란다 조립 공장의 결근율은 20%에 달한다. 일부 근로자들은 1년에 평균 65일 결근하기도 한다.' 1977년 2월 21일자 타임지 기사 '스웨덴: 일하지 않아도 주는 급여(Sweden: Pay for no work)'의 일부다. ━이직률 50%까지, 무슨 일이?━ '1980년대 초 볼보 생산 현장은 조용하지만 파괴적 반란에 직면해 있었다. 주력인 토르스란다 공장의 일일 결근율은 최고 20%에 육박했고, 연간 직원 이직률은 40% 가까이로 치솟았다. 볼보가 라인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서는 매년 수천 명의 신입 사원을 고용하고 교육해야 했음을 의미했다.' 1987년 뉴욕타임스 기사('Making cars the Volvo way')의 한 대목이다.볼보 자동차 공장 이직률이 50%에 달했다는 기록(스웨덴 왕립공대 논문)도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자동차 공장 일은 힘들고 지루하다. 포드가 컨베이어벨트 공정을 도입한 뒤 그게 국제 표준이 됐다. 고된 노동을 버티게 하는 힘은 급여다. 그런데 볼보 자동차 직원 급여는 중소 제조업체 직원이 받는 보수와 다르지 않았다. 볼보 경영진이 월급을 올려주고 싶어도 올려줄 수 없었다. '사회연대임금'이라는 제도에 금액이 묶였기 때문이었다.스웨덴도 제조업 붐이었던 20세기 초중반에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었다. 1931년 펄프 공장 파업 투쟁에서 군의 발포로 5명이 숨진 비극도 있었다. 파업, 임금 상승, 물가 인상이 꼬리를 물었다. 1952년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졌다. 노총(LO) 소속 경제학자 두 명의 이름을 딴 '렌-메이드네르' 협약이 체결됐다. 노동을 수백 개 직무로 나누고 각 직무에 따라 보수를 책정했다. 예컨대, 용접공 임금은 자동차 대기업에 다니나 중소 부품 회사에 다니나 차이가 없게 됐다. 이른바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이다. 집권 사회민주당은 이 제도에 '사회연대임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수 기술자들 바다 건너 서독으로━ 중소기업에선 임금이 올랐고, 대기업에선 임금이 깎였다. 어느 곳에선 인건비 비중이 줄었고, 다른 곳에선 부담이 치솟았다. 인건비 감당이 어려워진 한계 기업들이 연쇄 도산했다. 기술 경쟁력 있는 대기업엔 이득이 쌓였다. 수익성 떨어지는 기업에서 돈 잘 버는 기업 쪽으로 인력이 대거 이동했다. 자연스럽게 산업 개편이 이뤄졌다. 섬유 등의 경공업 비중이 줄고 기계·부품 등의 중공업에 무게가 실렸다. 정부가 사회연대임금 도입 때 의도했던 산업 고도화 구조조정이었다. 1970년대 초까지 볼보는 이 제도의 수혜자였다. 노동력을 저렴하게 쓸 수 있었다. 회사에 이익이 누적됐다. 그 돈으로 연구·개발을 열심히 했다. 3점식 안전벨트, '세이프티 케이지' 설계 등이 결과물이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런데 성장은 거기까지였다. '튼튼하기는 한데 잔 고장이 많은 차'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높은 이직률에 숙련공 부족이 고착화됐다. 보수에 불만을 품은 기술자들은 대거 독일로 갔다. 발트해만 건너면 '라인강의 기적'을 일구던 서독이었다. 볼보는 전자 제어장치 활용 등의 새 트렌드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독일과 일본의 자동차가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서독 정부는 이주 노동자에게 세제 혜택까지 줬다. ━43년 전 스웨덴이 버린 사회연대임금━ 볼보는 직원 이탈을 줄이기 위해 컨베이어벨트를 없애고 팀 제작 방식(8∼10명이 한 조로 차량을 제작)을 도입했지만 시장 경쟁에서 계속 뒤쳐졌다. 1983년 볼보는 사회연대임금 제도 탈퇴를 선언하고 급여 인상을 단행했다. 볼보에 이어 다른 기업들도 탈퇴 행렬에 들어섰다. 이로써 30여 년의 사회연대임금 역사가 끝났다. 그리하여 볼보는 다시 경쟁력을 되찾았을까? 그런 해피엔딩은 오지 않았다. 1980년대 말 트럭과 특수차량 부문을 제외한 일반 자동차 부문을 미국 포드에 매각했다. 그리고 2010년 포드는 볼보 자동차를 중국 지리(Geely) 자동차에 팔았다. 스웨덴의 다른 자동차 회사 사브(Saab)도 볼보와 비슷한 운명을 겪다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E)에 인수됐고, 2016년에 회사가 아예 사라졌다. 독일 포르쉐의 터보엔진 기술은 독일로 간 사브 엔지니어에 의해 완성됐다. 중국에서 생산된 볼보 차에는 '메이드 인 스웨덴' 대신 '메이드 바이 스웨덴'이라는 문구가 달렸는데, 2023년 한국 세관당국은 소비자 혼동을 유발한다며 삭제를 요구했다. 오늘날 스웨덴엔 사회연대임금과 같은 평등주의적 정책의 흔적이 남아있을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를 소개한다. '스웨덴의 총 공공사회지출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4%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략) 스웨덴은 이제 인구 대비 억만장자 수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와 게임 산업 덕분이다.' 지난달 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사회연대임금' 도입을 위한 토론회을 제안하며 스웨덴을 언급했다. 스웨덴 사람들이 놀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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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1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수원시영통구선관위 직원들이 개표소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뉴스

[사설]지역일꾼 뽑는 날…사전투표 열기 이어가길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3일 실시된다. 향후 4년간 우리 삶의 터전을 일구고 지역의 미래를 설계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교육감 등 지역 일꾼 4227명(국회의원 14명 별도)을 선출하는 날이다. 우리 일상에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것보다 중요한 일일 수 있다. 고무적인 건 사전투표로 이미 유권자 1049만 8411여명(23.5%)이 주권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참여 열기가 이날에도 이어지기를 고대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선거 수준은 최악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중앙 정치에 매몰돼 그저 편가르기에만 몰두한 선거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권의 '내란 척결'과 야권의 '독재 저지' 구호가 충돌하며 지역 일꾼을 뽑는다는 취지는 희미해졌다. 무차별적 정치 공세, 허위정보 유포 등으로 선거판은 막판까지 혼탁했다. 14개 지역구의 재·보궐 선거와 함께 치러져 미니 총선 분위기가 조성되는 바람에 진영 논리는 더욱 기승을 부렸다. 우세를 보이는 여당 측의 거부로 유력 후보자간 맞토론이 무산돼 후보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더욱이 후보들의 공약은 허점투성이다.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중 54명 중 44명이 반도체 또는 인공지능(AI) 공약을 내걸었고, 이중 13명만 공개한 예상투자액의 총합은 약 439조원에 달했다. 공약대로면 전 국토가 실리콘 밸리에 버금가는 첨단산업 성지가 될 판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더구나 이들 공약 대다수가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후보는 구체적 액션 플랜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유권자를 현혹하는 공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진단이다. 전직 대통령들의 유세 참여는 일반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은 영남 지역 유세에 나서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유세에 직접 나서진 않았지만, 사전투표 후 "이번 지방선거가 잘 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투표 포기는 중립이 아니라 내 삶과 공동체를 해치는 그들을 편드는 것"이라며 야당을 겨냥한 듯한 투표 독려 메시지를 연거푸 올렸고, 사전투표일에는 투표 용지를 기표소 밖으로 들고 나와 논란이 됐다. 더 우려되는 점은 선거 이후다. 총선·대선 전초전을 방불케 하는 진영 대립에 선거 후 여야 협치는 더욱 어려워지고 조작기소 특검법 등을 둘러싼 대치로 적대적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물가와 환율 불안,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제대로 된 공약이나 검증 없이 정쟁에만 몰두했던 이번 선거의 후유증이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이럴수록 준엄한 한 표로 심판하는 일이 필요하다. 유권자들은 지지 정당만 보고 '줄투표'를 하기 보다는 각 후보자가 살아온 과정과 내세운 공약의 현실성을 따져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위기의 지방자치를 구하는 방법은 제대로 된 지역일꾼을 뽑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투표율이 높아야 조직동원에 의한 민의 왜곡도 줄일 수 있다.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는 무능하고 부패한 지방 권력을 방조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김상균의 두 번째 지능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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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AI비즈니스전공 교수, 인지과학자

[김상균의 두 번째 지능 시대]④ 거절했는데 강연이 확정됐다

며칠 전, 한 유명 협회에서 강연 요청 메일이 왔다. 내 책과 연구 배경을 언급하며, 행사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질서에 대해 강연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정중하고 반듯한 구성. 그런데 글 전체에서 AI가 쓴 듯한 느낌이 강하게 났다. 나 역시 AI를 많이 쓰니, 그 자체가 별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협회가 요청한 강연 시간에 나는 이미 선약이 있었다. 그래서 그 시간에는 어렵다고 답했다. 대신 가능한 다른 시간대를 알려드렸고, 참고하시라고 강연료도 함께 안내했다.얼마 후 답장이 왔다. 강연 수락에 감사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확정된 강연 시간은 내가 분명히 어렵다고 말했던 그 시간이었다. 행사 계획서에는 내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더 이상한 것은 강연료였다. 내가 안내한 금액보다 25%가량 높게 적혀 있었다. 순간 멈칫했다. 내가 수락하지 않은 시간에, 내 이름이 들어간 행사 계획서가 만들어졌고, 강연료는 내가 말한 것보다 올라가 있었다. 강연료가 올라갔다고 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상황은 아니었다.다시 상세하게 메일을 보냈다. 뭔가 착오가 있는 듯하다고, 그 시간에는 선약이 있어서 강연이 불가능하다고, 이전 메일에서도 그렇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다시 답장이 왔다. 또 강연 수락에 감사한다는 내용. 또 행사 계획서에 내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이번에도 시간은 내가 불가능하다고 한 그 시간. 강연료는 처음 내가 안내한 금액보다 50%가량 높아져 있었다.기괴했다. 솔직히 잠깐 장난스러운 호기심도 생겼다. 여기서 한 번 더 같은 내용으로 거절 메일을 보내면 어떻게 될까? 이번에는 강연료가 100% 올라서 올까? 거절할수록 몸값이 오르는 이상한 경매가 시작되는 것일까? 그런 실험은 하지 않았다. 이메일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간의 이메일 소통 내역을 설명했다. 혹시라도 행사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니, 지금 상황을 정확히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분은 몹시 당황한 듯했다. 이메일 소통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잠시 후 다시 전화가 왔다. 설명은 이랬다. 동명이인 교수가 있어서 그랬다는 것이다. 설령 동명이인 교수가 있다고 해도, 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시간에 왜 내 이름이 들어갔는지, 왜 강연료가 두 번이나 달라졌는지, 왜 같은 수락 감사 메일이 반복됐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조금 더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답은 비슷했다. AI와 인지과학을 연구하는 교수 중에 김상균이 또 있다고?아이러니한 것은, 그 협회가 내게 요청한 강연 주제가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질서였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 짧은 이메일과 통화 과정에서 내 머릿속은 새로운 질서가 아니라 새로운 무질서로 가득 찼다.나는 이 일이 반드시 AI 때문에 벌어졌다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사람의 착오였을 수도 있다. 내부 전달의 문제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인이 무엇이냐보다, 이런 일이 앞으로 점점 더 자주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AI 시대의 무서움은 AI가 틀린 답을 낸다는 데만 있지 않다. 더 무서운 것은, 틀린 답이 아주 그럴듯한 문장과 공식 문서의 모양을 하고 우리 앞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예전의 실수는 대체로 티가 났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 문장은 매끄럽고, 형식은 완성되어 있고, 첨부 파일은 그럴듯하다. 그런데 그 안의 사실관계가 틀려 있다. 더 곤란한 것은, 그 오류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아무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그 협회에 나는 크게 실망했다. 유명한 기관이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이번 일이 앞으로 우리 사회가 마주할 미래의 예고편처럼 느껴졌다. 인공지능 시대의 진짜 위험은 기계가 인간처럼 말하는 데 있지 않다. 인간이 기계 뒤에 숨는 데 있다.새로운 질서를 말하기 전에, 우리는 오래된 질서부터 회복해야 한다. 우리가 서로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사람 사이 신뢰의 원천은 무엇인지부터 말이다. 그 단순한 질서가 무너지면, 아무리 좋은 AI를 붙여도 세상은 좋아지지 않는다. 그저 더 빠르고, 더 공손하고, 더 그럴듯하게 무질서해질 뿐이다.━김상균 경희대 교수는 인지과학을 바탕으로 인간의 사고와 경험, 그리고 기술변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다. 최근엔 AI 확산과 인간의 확장된 미래를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저술활동 외에도 강연과 유튜브 등을 통해 기술 변화를 쉽게 풀어내며 대중적으로 폭넓은 공감과 인기를 얻고 있다. ━

기자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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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는 지난 5월 박종철 열사 관련 논란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의 정석을 보여줬다. 무신사 창업자인 조만호 대표와 조남성 대표 등 임직원 대표단이 지난달 22일 (사)박종철기념사업회에서 운영하는 서울 관악구 소재 &#039;박종철센터&#039;를 찾았다. /사진=무신사

[기자노트]사과도 똑소리 나는 무신사, 데카콘 자격 있다

"그래서 뭘 잘못했는데?"연인이나 부부 싸움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이 대사는 이제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상 콘텐츠에서 단골 밈(Meme)이 됐다. 이 대사에는 위기관리의 본질이 숨어있다. 사과의 기본은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지하고 수치스럽더라도 이를 가감 없이 인정하는 태도에서 시작한다. 그저 당장의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영혼 없이 "잘못했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은 곧 더 큰 난관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저명한 사회학자 샘 리처드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교수는 사과의 5가지 핵심 요소로 유감 표명, 책임 인정, 보상과 배상, 진심 어린 반성, 용서 구하기를 꼽았다.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불거지자 온라인에서는 7년 전 무신사의 비슷한 실수가 함께 소환됐다. 2019년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케 하는 문구를 SNS 마케팅에 쓴 일이다. 이미 여러 번 사과하고 수습이 끝난 사건이기에 자칫 억울하다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무신사는 두말하지 않았다. 지난 5월20일 발표한 공식 사과문에는 리처드 교수가 말한 핵심 요소들이 분명하게 담겼다.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후 어떤 조처를 했는지, 반성의 목소리와 함께 재차 사과했다. 이튿날에는 이른 아침부터 창업자인 조만호 의장과 조남성 대표이사가 박종철센터를 직접 찾아가 고개 숙이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조 의장이 사건 직후부터 7년간 박종철기념사업회 회원으로 꾸준히 활동해왔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조용히, 그리고 오래. 보여주기식 사과가 아니었다는 방증이다. 진정성 있는 행보에 여론은 빠르게 가라앉았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옛말은 이럴 때 쓰인다. 위기관리 능력만큼 돋보이는 것은 차근차근 다져가는 기업의 내실과 상생 행보다. 무신사가 서울 성동구와 손잡고 추진하는 서울숲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2023년부터 임차인을 찾지 못해 3년 이상 방치됐던 성수동 유휴 공간에 패션 셀렉트숍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연내 20여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집결하는 K패션·라이프스타일 특화 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민관 협력 기반의 지속 가능한 상권 모델을 구축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공시를 통해 드러난 데이터는 이들의 상생 기조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브랜드 인큐베이팅과 상생을 앞세우는 유통 대기업의 인디 브랜드 투자 금액은 최근 수년간 매출 대비 0.2~0.7%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무신사는 동반성장펀드 등 직접 지원 자금 편성을 통해 매출 대비 4~5% 수준의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매출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상생 투자 규모도 매년 확대하는 추세다.과거 무신사가 유니콘을 넘어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인 데카콘 기업을 노린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시장의 평가는 회의적이었다. 고성장 스타트업 특성상 기업가치 산정 시 최대 영업이익의 30~40배까지 평가하는 관행을 고려해도 과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무신사는 2023년 하반기 거래액 4조원을 기록할 당시 기업가치 3조5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2025년 연결 기준 무신사의 거래액은 5조원을 넘어섰고 매출 1조4679억원, 영업이익 140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이 기록을 다시 쓸 전망이다. 돈도 잘 벌고 리스크 관리도 잘하고 ESG까지 잘 챙긴다. 비상장 기업인데 웬만한 대기업보다 낫다. 재무제표에 찍히는 숫자도 매력적이지만 무신사는 시장과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데카콘 그 이상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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