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동조합의 전면파업 및 준법투쟁에도 올 2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세전 이익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언급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2분기 매출 1조3243억원, 영업이익 592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24.6% 증가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2분기 매출 1조2899억원, 영업이익 4756억원을 거뒀다.
실적 개선은 고환율 상황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력하는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은 주로 고객사와 달러를 통해 결제한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장부에 기록되는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체 매출의 70~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실적 변화가 민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가 지난달 공개한 올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모든 변수가 일정하고 원/달러 환율이 10% 올랐을 때 686억원의 세전 손익이 증가한다.
올 2분기 환율은 전년 동기보다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자료를 살펴보면 올 2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은 1492.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평균(1401.4원)과 비교하면 6.5% 상승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520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올 2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수출 비중이 높아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좋고 고환율 상황이 오랜 기간 이어져도 괜찮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적과 달리 주가는 내리막…"노사 불확실성 해소 시 상승 여력 존재"
올 2분기 실적 개선은 노조의 단체 행동으로 인한 피해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4월 말 부분 파업과 5월 1~5일 전면파업을 강행한 뒤 현재까지 준법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임금인상률과 단체협약 조건 등에 대한 노사 간 이견이 존재하는 탓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노조의 단체행동으로 15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 파업이 실적 악화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주가 하락에는 영향을 미쳤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최근 128만원 안팎(이하 종가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1월2일) 168만3000원보다 20% 이상 내렸다. 노조의 단체 행동이 본격화하기 전인 올해 1월15일 196만5000원과 견줬을 때는 약 35% 떨어졌다.
신지훈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미국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헤지(상쇄)하고 고객 접근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였다"며 "단기적으로 노조의 파업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협상 타결 시 불확실성 해소가 오히려 업사이드(상승 여력)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