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둔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관계자들이 거리응원 무대설치를 하고 있다. 오는 12일 오전 2026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인 체코전이 열린다. /사진=뉴스1

오는 12일 개막하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IT업계의 마케팅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TV 광고에 거금을 쏟아붓는 대형 마케팅 대신 자사 앱과 플랫폼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실용형 마케팅'이 대세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 시간대가 평일 오전에 집중되면서 TV 시청이 어려워진 탓에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어진 까닭이다.

이번 한국팀의 조별예선 일정은 오는 12일 오전 11시 체코전, 19일 오전 10시 멕시코전, 25일 오전 10시 남아공전 등 3경기 모두 평일 오전 시간대다. CJ메조미디어가 발표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소비자 행동 분석 기반 미디어 전략'에 따르면 스포츠 대회 관련 소비자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이번 월드컵을 시청할 의향이 있으며, 시청의 중심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소셜미디어(SNS) 등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적은 온라인·모바일 기반 뉴미디어로 이동하는 추세다.


이에 네이버는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전면에 내세웠다. 12일부터 대회 전 경기를 생중계하며 채널십오야·울프 등 인기 스트리머와 크리에이터 채널을 대거 영입해 같이보기 중계를 진행한다. 이번 대회가 사상 최초로 48개국이 참여하고 104개 경기가 열리는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안정적인 송출에 주력하고 있으며 FIFA 공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기 상황을 요약해 주는 'AI 브리핑'도 제공한다.

넥슨과의 제휴도 돋보인다. 이용자가 치지직에서 축구 방송을 볼 때 화면 안에서 넥슨의 'FC 온라인' 미니게임 3종을 바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시청자의 과거 게임 이력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맞춤형 배너를 띄우고 자연스럽게 게임 참여도 유도했다.

카카오는 현장 응원이 불가능한 직장인을 겨냥해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의 '카톡응원전'을 열었다.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인 '지금' 탭에서 축구 팬들을 위한 오픈채팅방(레전드방·아이콘방·고독방 등)을 운영해 국가대표팀을 함께 응원할 수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에서 이용자들이 함께 소통하며 실시간 응원의 즐거움을 나누는 참여형 캠페인 '카톡응원전'을 진행한다. /사진=카카오

통신업계는 현장 마케팅과 통신망 안정화에 주력한다. KT는 대한축구협회·붉은악마와 함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예선전 일정에 맞춰 3회의 거리 관람 행사를 연다.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외벽의 대형 미디어월 2기를 통해 경기를 생중계하며 온·오프라인으로 접수된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도 화면에 송출한다. 매장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국가대표 선수단 이미지가 담긴 선착순 월드컵 굿즈를 증정하는 등 현장 마케팅도 병행한다.


LG유플러스는 주관방송사들을 대상으로 중계회선 안정화에 나선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국내 방송사까지 이어지는 1만4000km 구간의 해저케이블 경로를 6개로 다변화했다. 최근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대서양-인도양 경로는 제외하고 태평양 경로만 집중 활용한다. 유선 플랫폼 서비스 컨트롤타워인 안양사옥과 미국 현지 인력을 연계해 24시간 상시 점검 체계를 가동하고 안정적인 중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KT 역시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이동기지국을 추가 배치하고 과천 네트워크 관제센터를 통해 24시간 특별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IT업계 관계자는 "축구나 올림픽이 독점적인 인기를 누리던 2000년대 초반과는 시장 환경이 완전히 달라 월드컵 특수를 노리긴 힘들다"며 "미디어나 SNS 등 채널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통한 관람을 선호하는 유저들의 변화된 시청 행태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