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20대 여성 소방관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직장 내 갑질과 음주 강요 의혹 등이 제기됐다.
지난 11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광주소방본부 소속 여성 소방공무원 A씨(향년 29세)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올해 결혼을 앞두고 양가 상견례까지 마쳤던 A씨의 갑작스런 사망은 가족은 물론 동료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입직 4년 차인 A씨는 2024년 8월 새로운 팀장이 오면서 음주 회식으로 인한 고통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메시지 내용을 보면 당시 A씨는 약혼자에게 "여기 미쳤어. 술을 너무 빨리 마셔. 오자마자 소맥(소주+맥주) 4잔 원샷"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팀장님이 단둘이 노래방에 가자고 한다"며 강요받은 상황도 담겼다.
A씨 약혼자는 "전혀 술도 못하는 사람이 회식에 빠지면 밉보일까 봐 어쩔 수 없이 갔다. 집에 오면 여러 차례 구토를 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취해서 왔다"고 밝혔다.
A씨 사망 이후 광주소방본부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족 측에 따르면 광주소방본부는 지난해 10월 A씨 사망 이후 사망 면직서 공문에 사망 원인을 두고 A씨의 심리상담 내용을 인용하며 '남자친구와의 관계 어려움 호소'라는 문구를 기재했다.
이에 A씨 약혼자가 항의하자 재조사하겠다는 공문을 배포했으나 A씨가 당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감찰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약혼자는 "사망 면직서에 기재된 내용으로 인해 고인의 죽음이 개인적인 문제 때문인 것처럼 알려졌다"며 "사실관계 확인 없이 작성된 문서가 또 다른 상처를 남겼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유족 측은 과도한 회식과 음주 문화,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A씨가 힘들어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으나 광주소방본부 측은 진상규명을 진행하지 않았다. 결국 유족과 노조가 지난달 소방청에 직접 민원을 제기해 현재 소방청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광주소방본부는 유족 측이 공식적인 감찰 착수를 위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지난 11일 공노총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광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직문화 개선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노조는 "고인은 장기간 반복된 음주 강요와 회식 중심의 조직 문화, 사적 심부름, 상급자의 권위적 통제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왔다"며 "회식 자리에서의 성희롱적 조직문화와 여성 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관행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SNS를 통해 "조사 주체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소방청이 아닌 국무조정실이 맡도록 하겠다"며 "음주 강요와 감찰 조사 요구 묵살이 사실로 드러나면 최대치의 문책을 해서 다시는 이 나라에서 음주 회식 강요 등 악성 갑질이나 은폐·묵살을 꿈도 꿀 수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