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공개된 리얼미터 정기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40%대로 떨어졌다. 오차범위 내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이른바 '데드크로스'도 처음 나타났다. 지난주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조금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조사 방식과 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시점에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당·청 갈등, 여권 내부의 볼썽사나운 권력 다툼을 손에 꼽지 않을 수 없다. 6·3 지방선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찜찜한 성적을 거두고도 집권 세력 내부는 반성과 심기일전은커녕 책임론 등을 놓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과 SNS 글로 당·청 갈등 논란을 키워왔고, 정 대표도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말로 청와대에 맞섰다.
이 모든 것엔 결국 차기 당권을 둘러싼 권력 다툼이 깔려 있다. '당원 1인 1표제'를 바탕으로 당내에 독자 세력을 구축한 정 대표는 당권 도전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고, 친명계는 정 대표가 당권을 거머쥘 경우 사실상 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현실화될 것이라며 불출마를 견제하는 형국이다. 그 사이 당원들은 친명과 친청으로 갈려 서로를 향해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의 '멸칭'까지 동원하며 사실상 '내전'을 벌이고 있다.
유력한 당권 후보로 거론됐던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던진 메시지는 곱씹어볼 만하다. 우 전 의장은 "누구를 위한 민주당인가, 무엇을 위한 전당대회인가"라며 "김대중 대통령이 시작한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지금의 민주당이 그 민주당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꿈이 담긴 전국정당, 지금의 민주당이 그 민주당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민생은 하루도 쉬지 않는데 민주당의 시계는 움직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권이 새겨 들어야 할 내부 경고다. 국제 정세는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고 안보 환경도 녹록지 않다. 고물가와 고유가, 전·월세 상승 등 민생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산적한 국정 과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내려면 당·청이 힘을 모아도 부족할 판이다. 작금의 지지율 추이를 일시적 등락으로 치부한다면 더 큰 후회로 이어질 수 있다. 당·청 갈등과 당권 다툼에 허비할 시간이 없다. 여권은 '민생 시계'부터 다시 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