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비대칭적 중복상장이 앞으로는 엄격히 금지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원칙금지'의 세부기준을 담은 한국거래소 규정 및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대한 공식 의견수렴(제·개정안 예고)을 7일 시작했다.
해당 세부기준은 지난 3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통해 정책방향을 발표한 뒤 세차례 공개 세미나(1차 4월16일, 2차 5월20일, 3차 5월27일), 관련 이해관계자 의견제출 등 폭넓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만들어졌다.
그동안 중복상장은 일반주주 권익 침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비해 관행적으로 추진됐다.
모회사 이사회·지배주주는 "자회사 상장은 자회사 이사회 결정사항"이라는 이유로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별도 노력을 기울이지도 않았다.
상장규정도 분할 뒤 중복상장에 대해서만 "주주보호 노력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추가 심사기준을 규정하고 다른 중복상장(인수·신설 등)에는 일반 상장 기준만을 적용하고 있었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비대칭적 중복상장을 금지하기 위해 모회사 이사회 의무와 상장심사 기준을 새롭게 설계했다.
해당 기준은 중복상장에 해당하는 경우 일반 상장기준에 더해 추가로 적용되는 특례 심사기준이다. 상법상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기반으로 홍콩·대만 등 해외 중복상장 규율, 미국 델라웨어 판례(일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차등 적용) 등 글로벌 사례를 종합 고려해 구성했다.
모회사 주주권익 침해에 대해서는 모회사 이사회나 주주가 중복상장의 적합성을 판단하고 이후 거래소가 그 판단을 존중, 최종 심사하도록 해 중복상장이 모회사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모회사 이사회나 주주가 1차적 판단을 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중복상장 규율의 적용범위는 모회사가 상장된 가운데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인 비상장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모회사 이사회 의무의 경우 모회사 이사회에 대해 '상법'상 주주충실의무를 구체화한 5대 의무를 부과한다.
5대 의무는 ▲모·자회사 중복상장이 주주에게 미칠 영향 평가 ▲자회사주식 현물배당·자사주소각 등 주주보호 방안 마련 ▲모회사 이사회는 영향평가·보호방안 토대로 주주와 소통해 주주의 의사 확인 및 필요시 주주총회 통해 주주동의 여부를 명시적 확인 ▲이사회 찬·반 결의 수행 뒤 결과를 자회사에 통보 ▲의무이행 사항 단계별 공시 등이다.
중복상장 특례심사 기준도 도입한다. 자회사가 모회사로부터 영업·경영의 독립성이 있음이 인정돼야 한다.
자회사의 주된 영업이 모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의사결정이 실질적으로 모회사로부터 이루어진다면 독립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모회사 투자자 보호 요건도 신설한다. 모회사 이사회의 5대 의무가 충실히 이행되고 최종 이사회의 찬성 결의가 이루어졌어야 한다.
일반주주 보호 필요성에 상응하는 주주 보호 노력을 이행하였는지도 심사 대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날 발표된 거래소 규정 개정안 및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안은 예고기간(7월14일까지)을 거쳐 증권선물위원회 및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시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복상장 규제는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공식화됐다. 일반주주 권익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거래소 상장 심사시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이원장도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에서 "상장의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비대칭적인 중복상장과 전체 주주에게 공정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복상장을 엄격히 구분해 심사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모회사 이사회가 중복상장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해 지속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