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상했다. 사진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뉴스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금리 인상으로, 고물가와 원화 약세, 수도권 집값 상승 등 금융 불균형 우려를 반영한 결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인하한 뒤 이어온 금리 동결 기조는 막을 내렸다. 시장에선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고 환율 불안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한은이 통화 긴축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부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를 웃돌기 시작했다. 지난 5월과 지난달에는 각각 3.1%, 3.2%를 기록하며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나타냈다. 생활물가 상승률도 6월 3.4%까지 오르며 체감 물가 부담을 키웠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6월 2.5%로 상승했다.

금융 불균형 확대도 금리 인상을 뒷받침한 요인이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은행권 가계대출과 '빚투'를 위한 기타대출이 다시 증가하면서 통화 긴축 필요성이 커졌다.

환율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과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1500원대를 넘나드는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제금융·외환시장 점검에서도 중동 불확실성과 글로벌 통화 긴축 우려 속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과 외국인 증권자금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축소됐다. 한국 기준금리는 연 2.75%, 미국 기준금리는 연 3.50~3.75% 수준이다.

시장 관심은 이제 추가 인상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물가와 환율, 가계부채 흐름을 지켜보며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속 인상에 나설지, 연내 최종금리를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지에 대한 신호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 공개되는 통화정책방향문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기자간담회에서 경기와 물가, 환율,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 변화와 향후 통화정책 경로(포워드 가이던스)가 핵심 관심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