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8%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끌'과 '빚투'에 나선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갈수록 무거워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를 올린 건 2023년 1월 연 3.25%에서 3.50%로 인상한 이후 처음이다. 이후 이어진 동결과 인하 국면을 끝내고 3년 6개월 만에 통화정책의 방향을 돌렸다.


문제는 이번 인상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의 통화정책 무게중심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논의하는 단계로 이동하면서 시장의 관심도 다음 인상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데다 성장 전망이 개선되고, 가계대출과 수도권 주택가격 불안까지 겹친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대출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차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5일 기준 연 4.74~7.41%로 집계됐다.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해 상승한 영향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고 금융채 금리와 은행의 조달비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주담대 고정형 금리 상단이 연 8%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변동형 주담대 차주들의 부담도 시차를 두고 커질 전망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인 코픽스는 은행의 예·적금 금리와 금융채 등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수신금리가 오르면 코픽스가 추가 상승하고, 이후 변동금리 대출에 순차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다.

코픽스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하며 1년 5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05%로 전월보다 0.1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월 연 3.08%를 기록한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이종욱(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주택 관련 대출 차주가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는 총 1조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차주 1인당 연간 평균 이자 부담은 584만3000원에서 613만9000원으로 29만6000원 늘어난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상승 압력의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