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이 식품 사업의 부진을 메우면서 전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 회복을 발판으로 성장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바이오가 식품 사업 부진을 메우며 실적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하반기 업황 회복과 맞물려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해외 식품과 고부가 바이오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96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3% 줄어든 27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침체에 따른 식품 사업 부진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 가운데 바이오 사업이 낙폭을 방어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이오 사업은 2분기 들어 회복세가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2분기 바이오 영업이익이 6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분기(55억원)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메티오닌 가격 상승이 바이오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경쟁사들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메티오닌 공급이 줄자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은 원유 대신 원당·포도당 기반 발효 공법을 적용해 경쟁사 대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가격 상승의 수혜를 크게 누렸다는 분석이다. 알지닌·트립토판 등 고수익 스페셜티 제품 판매 확대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유리한 원가 구조로 메티오닌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고수익 스페셜티 제품 중심의 외형 성장으로 수익 기여도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촉발한 유가 및 곡물 가격 상승으로 시황이 회복되면서 바이오 사업이 전사 영업이익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라이신이 실적 개선을 이끌 전망이다. 미국과 브라질이 중국산 라이신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3월부터 잠정 관세를 부과했고 이달 최종 관세 부과를 앞두고 있다. 대두박 가격 상승으로 주요 아미노산 판가가 전 분기 대비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업황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알지닌·트립토판 경쟁 심화와 유럽 내 중국산 라이신 유입 확대로 바이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던 만큼 기저효과도 기대된다. 증권가는 연간 바이오 손익 기여가 2000억원~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식품 사업도 해외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식품 매출(5조9247억원)이 국내(5조5974억원)를 넘어섰으며, 올해 1분기 해외 가공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미주를 중심으로 만두 등 글로벌 전략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아태 지역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헝가리 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유럽 생산·공급 역량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조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사료용 아미노산 중심의 회복이 예상된다"며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인상과 미국·브라질의 중국산 라이신 반덤핑 관세 부과가 우호적으로 작용해 바이오 이익 기여도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사업이 전사 실적의 하방을 지지하는 가운데 해외 식품 성장성이 중장기 실적 개선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적 회복과 함께 성장 전략도 새롭게 정비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기존 식품·바이오 체제를 라이프스타일식품·기술소재·핵심소재 등 3개 축으로 재편했다. 글로벌 사업 확대를 이끌 라이프스타일식품과 고부가가치 바이오를 담당하는 기술소재, 범용 바이오를 맡는 핵심소재로 역할을 나눴다.

이번 재편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이오 사업의 분리다. 기술소재 부문에는 핵산·PHA 등 고부가 소재가, 핵심소재 부문에는 라이신·트립토판 등 사료용 아미노산이 각각 배치됐다.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기술소재 부문을 맡아 고부가 사업 육성을 이끌 예정이다. 이를 두고 바이오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업 특성과 성장성에 맞춰 조직을 재편한 것으로, 해외 식품과 고부가 바이오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성이 분명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바이오 업황 회복이 실적을 뒷받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K푸드와 고부가 바이오를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