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 등 중소 인쇄업계가 제지업체 담합 과징금 감면 결정에 반발하며 리니언시 제도 개선과 피해구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사진=뉴스1

전국 중소 인쇄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쇄용지 제지업체 담합 과징금 감면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인쇄용지 가격 급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과징금 감면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담합 기업에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는 최근 공동성명서를 내고 공정위의 인쇄용지 제조·판매 대기업 과징금 감면 결정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한솔제지, 무림 등 6개 제지사의 인쇄용지 가격 담합 행위에 대해 총 33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진 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를 적용해 최종 과징금을 1441억원으로 낮췄다. 이 과정에서 한솔제지의 과징금 1425억원은 전액 면제됐다. 무림 계열사들도 517억원이 감액되는 등 총 1942억원이 감면됐다.

인쇄업계는 이번 결정이 반복적으로 이뤄진 담합 행위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리니언시 제도가 상습적인 담합 기업의 책임을 경감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담합 억제라는 제도의 취지가 훼손되고 공정한 시장 질서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6개 제지사는 담합이 이뤄진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인쇄용지 판매가격을 평균 71% 인상했다.

다수의 중소 인쇄업체들은 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 악화와 고용 불안, 설비투자 위축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담합으로 인한 부담이 인쇄·출판업계는 물론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전가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인쇄업계는 공정위에 과징금 감면의 법적 근거와 심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에는 담합 피해를 입은 영세 인쇄업체와 소상공인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구제 방안 마련을, 국회와 공정위에는 상습·반복 담합에 대한 리니언시 적용 제한 등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장선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공정한 시장질서가 바로 서고 담합 피해가 실질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모든 법적·제도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며 "전국 2만여 인쇄사업자와 6만8000여 종사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연대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