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금융위원회의 정책 판단이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 노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 금융위 정책에 대한 견제 역할을 당부했다. 사진은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사진= 머니투데이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금융위원회의 정책 판단이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 노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 금융위 정책에 대한 견제 역할을 당부했다. 금융소비자보호 교육을 위한 업무협약 자리에서 금융위의 정책 책임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회사 임직원의 금융소비자보호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요즘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가장 감독을 강화해야 할 곳은 금융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보험연수원은 금융회사 임직원의 소비자보호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은행권을 중심으로 시작한 소비자보호 교육 협력을 보험·금융투자·여신금융·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으로 확대하는 자리였다.

하 원장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험업계 소비자보호 교육계획 등을 소개한 뒤 별도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찬진 원장이 아무리 소비자 보호를 위해 애를 써도 금융위가 대형 사고 한 방을 치면 전 국민이 흔들린다"며 "잘못된 정책이 한 번 내려꽂히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대한민국 증시가 '오징어 게임 증시'가 됐다고 할 정도로 한국 증시가 선진화되는 과정에서 꺾일 큰 위기에 처했다"며 "금융위가 또 다른 잘못된 정책을 내놓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하 원장이 문제 삼은 금융위 정책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다만 '오징어 게임 증시'라는 표현과 최근 증시 변동성을 거론한 점을 고려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허용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논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보험연수원은 금융위나 금감원과 갈등 또는 이견을 빚고 있는 현안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하 원장의 발언은 특정 보험업권 현안을 둘러싼 당국 간 충돌을 언급했다기보다 금융소비자 보호가 금융회사의 영업행위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 원장은 "금감원장이 F4(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수장이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도 들어가는 만큼 금융위가 또 다른 잘못된 정책을 내놓지 않도록 좀 더 신경 써달라"며 "우리 단체와 기관들도 금감원장이 고군분투할 수 있도록 힘껏 응원하고 밀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