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에이비엘바이오 주가 추이. /그래픽=신재민 편집의원

에이비엘바이오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임상 불확실성 증가 등의 영향으로 본질적인 기업가치에 의문을 가진 투자자들이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45분 기준 장중 8만400원 안팎을 기록 중이다. 전 거래일 종가(8만1800원) 대비 1.7% 하락이다. 지난 1월29일 52주 최고가(25만7500원·장중)와 비교했을 때는 6개월도 되지 않아 68.8% 내렸다. 지난해 1월2일 2만9750원에서 같은 해 12월30일 20만원으로 1년 동안 572.3% 급등한 것과 대비된다.


에이비엘바이오 주가 하락이 본격화한 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지난 4월 이후다. 지난 4월28일 13만9400원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17만2700원) 대비 19.3% 떨어졌다. 담도암 치료제 ABL001(토베시미그) 임상 2/3상 실패 소식 영향이다. 주가가 급락하자 에이비엘바이오는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4월29일 공매도가 제한됐다. 이후 공매도 과열 종목이 해제됐으나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며 꾸준히 내리는 추세다.

업계에선 지난 4월 주가 하락과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을 촉발한 ABL001 임상이 여전히 주가에 변수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변수인 PFS(무진행생존기간)는 충족했지만 OS(전체생존기간)는 여전히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PFS는 병이 악화하지 않고 생존한 기간, OS는 총 생존 기간을 뜻한다.

FDA 승인 불투명…대규모 기술이전도 잠잠

사진은 미국 메릴랜드주 소재 FDA 본부. /로이터=뉴스1

에이비엘바이오는 임상 과정에서 윤리적 이유로 교차 투여한 환자가 발생한 탓에 ABL001 임상 데이터가 불분명해졌다는 주장이다. 약효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 아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승인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FDA가 PFS보다 OS 이점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임상 내 교차 투여로 인해 FDA 설득 난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임상 결과 발표 후 키움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낮춘 것도 이 같은 맥락이 작용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FDA는 통상적으로 OS에서 최소한 해악이 없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승인 여부는 규제 당국 데이터 해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OS 통계적 유의성 미달에 따라 ABL001의 담도암 1차 치료제 확장 가치를 제외했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기술이전 소식이 잠잠해진 것도 우려 사항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신규 기술이전 공시를 한 건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일라이 릴리, GSK 등과 총 8조원대 BBB(뇌혈관장벽) 셔틀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과 차이가 크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연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등에서 신규 파트너십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바이오산업 부흥을 위해 에이비엘바이오와 같은 바이오텍들의 성공을 응원하고 있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선 추가 성과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며 "변동성이 큰 바이오 섹터에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사실에 기반해 소통하고 성공 기대감을 과도하게 키우지 않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