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친환경을 이유로 마련한 '컨테이너 숙소'의 누수·비좁음 등 최악의 시설 문제로 참가국 선수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사진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컨테이너 선수촌' 모습. /로이터=뉴스1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수일 앞두고 친환경을 명목으로 도입한 컨테이너·크루즈 임시 선수촌의 심각한 시설 미비와 숙소 부족 사태로 참가국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15일 뉴스1에 따르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국 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들은 대회를 관장하는 조직위원회를 향해 일제히 공식 항의를 전달했다.



이번 대회 조직위는 신규 선수촌 건설 대신 호텔과 대형 크루즈선, 조립식 컨테이너를 개조해 전체 1만5000여명의 선수단을 분산 수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친환경 취지가 무색하게 현장의 거주 여건은 처참한 수준이다. 한국 선수단 중 남자농구, 주짓수, 사이클 등 5개 종목 선수들과 본부 임원 일부는 1동당 최대 6명, 1방당 3명이 거주하는 컨테이너 선수촌에 배치됐으나 공간이 극도로 좁아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한 실정이다.

현장의 불만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현지 숙소 환경을 경험한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30년간 국제 무대를 누볐지만 이런 무성의한 선수촌은 처음"이라며 "장신 농구 선수들이 침대에서 제대로 다리조차 뻗을 수 없으며 선수 방과 식당 건물 내부로 빗물이 들이치는 등 기초적인 문제조차 해결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남자농구 대표팀 변준형(정관장) 역시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빗물이 천장에서 쏟아지는 숙소 화장실 실태를 공유하며 "살려달라"는 글을 올려 현장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난민촌이냐" 외신 비판에 폭우 대피 소동까지

이 같은 열악함은 국내 선수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남자농구 대표팀 또한 비좁은 컨테이너에서 3인 1실 생활을 하며 샤워실을 공동 사용하는 고초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3년 전 항저우 대회의 최첨단 선수촌과 대비되는 환경에 중국 현지 누리꾼들은 "선수촌이 아닌 난민촌 수준"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번 사태는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친환경과 경비 절감을 이유로 도입돼 논란을 빚었던 '골판지 침대' 사례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선수단 처우 논란이 거셌던 만큼 일본이 이번에도 준비 부실과 열악한 임시 시설을 '친환경'이라는 명목 뒤에 숨기려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해상 크루즈 숙소 역시 선수 대비 화장실 수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조직위의 치명적인 참가 수요 예측 실패로 일부 선수단은 아예 묵을 방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나고야 일대를 습격한 기습적인 폭우로 항구 주변 임시 시설 거주자 4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비상이 걸린 조직위가 긴급히 민간 호텔 물색에 나섰으나 수용 인원 한계와 동선 제어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선수들은 자칫 악조건이 최상의 경기력 발휘에 걸림돌이 될까 우려하면서도 당장 대안이 없어 체념하는 분위기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만에 일본에서 개최되는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오는 19일 공식 개막해 다음 달 4일까지 16일간 469개 금메달을 두고 펼쳐진다. 한국은 41개 종목, 1052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종합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며 본진은 오는 17일 현지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