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9일 여성의당 당원들이 서울경찰청 앞에서 야동코리아 부실수사 규탄 및 추적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여성의당 홈페이지


"야동코리아의 부활은 경찰이 운영자 전원을 검거하지 못한 시점에서 예견된 일이었다. 일시적인 단속으로 끝내는 수사는 범죄자들에게 잠시 숨 고르기 할 기회를 줄 뿐이다."

지난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박진숙 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성착취물을 게시하는 불법 사이트 '야동코리아'는 지난 8월4일 폐쇄조치됐다. 사이트 운영 조직원 2명이 검거돼 같은 달 11일 구속송치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트가 부활하자 계속 추적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것이다.



불법 사이트가 정부의 폐쇄·접속차단 조치 이후 주소만 바꿔 되살아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저작권 침해정보에 대한 접속차단 시정 요구 2만4297건 가운데 주소 변경과 대체사이트 개설로 인해 반복적으로 심의·시정요구를 한 비율이 67.5%(1만6390건)에 이른다.

운영자 전원을 검거하지 못한 점이 사이트 반복 개설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야동코리아' 운영진은 가상서버로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고 사이트 주소를 수시로 바꾸는 방식으로 차단을 피해왔다. 지난달 서울경찰청은 서버 관리 권한을 확보해 사이트를 복구 불가한 상태로 폐쇄하고 DB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에 머무는 총책과 관리책은 붙잡지 못했다. 서버를 폐쇄해도 운영진이 불법 영상 DB를 따로 저장해 두면 새 서버를 빌려 다시 사이트를 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소속 이경하 변호사는 "주범들은 주로 DB를 여러 개 복제해 두기 때문에 운영에 관여한 전원을 검거하고 모두 압수하지 않는 이상 사이트는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총책이 해외에 머물면 검거는 더 어려워진다. 해외 공조 수사는 대부분 현지에 상주하는 우리나라 경찰인 '코리안데스크'가 현지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나라마다 경찰력과 수사 역량이 달라 공조에 큰 차이가 있다"며 "우리 인력도 몇 년마다 사람이 바뀌어 업무를 익힐 때쯤 교체되니 연속성도 전문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용자가 검색을 통해 쉽게 불법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구글에서 계정 성인 인증을 하고 불법 사이트 이름만 검색하면 사이트가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된다. 불법 사이트를 찾는 수요도 여전하다. '야동코리아'가 주소를 바꿔 되살아나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야코가 부활했다" "기다리느라 힘들었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검색 노출을 막고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경하 변호사는 "방미심위에서 검색 노출은 당연히 차단해야 한다. 불법 콘텐츠 소비자와 공급자를 전부 엄벌하지 않으면 돈이 되는 한 제2, 제3의 사이트가 난립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헤비 업로더나 다운로더 위주로 200~300명만이라도 수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행법상 불법촬영물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은 소지·구입·시청만 해도 처벌 대상이다. 다만 집행까지 가는 과정이 쉽지 않다. 이용자가 많은 데다 결제 기록이 없으면 신원을 특정하기 어렵다. 이 변호사는 "수사 인력과 자원에 한계가 있다 보니 시청하거나 내려받은 사람까지 수사하는 건 순위에서 밀리거나 수사망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