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정시설 과밀수용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자 법무부가 수형자의 가석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무기징역형을 받은 강력범죄 수형자까지 가석방 대상에 포함되면서 조기 석방에 따른 치안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형집행률 60% 미만 가석방 수형자는 2024년 12명에서 지난해 172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1~8월 634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무기 수형자의 가석방도 적지 않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지난 10년간 가석방된 무기 수형자는 151명인데, 이 중 95.4%인 144명이 살인 범죄를 저지른 수형자다. 올해 가석방된 무기 수형자 13명은 모두 살인범이다.
가석방이 크게 늘어난 것은 교정시설 과밀화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8월 기준 전국 교정시설 수용률은 126.2%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55개 교정시설 중 정원을 초과한 곳은 48곳(87.3%)에 이른다. 특히 서울구치소의 수용률은 147.8%에 달한다. 국제교정연구기관의 올해 자료에 따르면 한국 교정시설 수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대상 10개국 중 프랑스(141.3%)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법무부는 과밀수용 완화를 위해 지난해 말 '가석방 확대안'을 발표해 지난해 대비 올해 30%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는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가석방 확대가 무기 수형자에 대한 심사기준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올해 가석방된 수형자 13명은 암·치매 등 중증질환자와 장기 복역 고령자(평균 71세)들로,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가석방된 무기 수형자의 재범 현황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영국은 2024년 교정시설 과밀수용 해소를 위해 형기의 절반을 복역하면 조기 석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수감자가 늘자 19개월 미만 징역형은 형기의 3분의 1만 복역해도 석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이달 1일 영국에서는 약 700명이 가석방됐다. 영국 당국은 2027년 6월까지 4500명이 추가로 가석방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영국 사회는 조기 석방에 따른 치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BBC는 한 수감자가 출소 나흘 만에 절도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행미디어 시대에 "과밀수용 해소를 위해 입소 단계인 '입구 전략'과 출소 단계인 '출구 전략'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 연구위원은 "공소제기 단계에서 구약식 사건과 구공판 사건을 정확히 구분해 재범 위험성이 낮은 사람까지 교정시설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정교하고 치밀한 공소제기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가석방을 할 때도 재범 가능성이 낮은 사람을 정교하게 선별할 수 있도록 범죄와 수형자 유형에 따른 기준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승 연구위원은 무기 수형자의 가석방 요건 조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형법 72조에 따르면 무기징역 수형자는 20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유기징역 상한이 과거 15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균형이 맞지 않는다. 무기징역 가석방 가능 시점을 4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입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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