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 일부 공관원의 철수가 시작됐다. 현지 교민들은 폴란드로 이동하라는 대사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전원 잔류를 택했다.
22일 동행미디어 시대의 취재를 종합하면 대사관 공관원 1차 철수 인원이 이날 키이우를 떠나 폴란드 등 인접국을 거쳐 귀국길에 오른다. 철수 대상에는 외교관뿐 아니라 행정직원도 포함됐다. 대사관 운영 인력은 절반가량 줄어든다.
이번 조치는 외교부의 공관원 일부 철수 결정에 따른 것이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측의 전향적 조치가 없었다"며 "공습 위협이 상존해 안전 확보가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현지 체류 교민은 모두 우크라이나에 남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현지 교민은 시대와의 통화에서 "2022년 전쟁 때 나갔다가 지금까지 각자도생하며 살아왔다"며 "지난번처럼 아무 지원 없이 나가라고 하면 아무도 나가지 않겠다는 게 교민 대부분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교민은 85명가량으로 전쟁 전 약 500명의 6분의 1 수준이다. 외교부는 지난 20일 대피 수요 조사에 착수하고 희망자들이 폴란드 등 인접국으로 이동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지난 16일(현지시각)에는 대사관이 교민들과 화상으로 안전대책회의를 열고 대사관 철수와 교민 대피 검토 사실을 알렸지만 당시 회의에 참석한 교민 전원이 이를 거부했다.
공관원 철수 조치는 국교 단절을 빼면 사실상 최고 수위의 대응에 해당한다. 양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각)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것을 계기로 갈등을 빚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합의를 깼다며 지난달 28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합의 자체가 없었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외교부는 정확한 철수 인원과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직과 행정직을 구분하지 않고 필수 요원 기준으로 누가 남고 누가 빠질지 정한다"고만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철수 일정에 대해 "언제 가겠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공관원의 행선지를 두고는 "확인해 봐야겠지만 당연히 한국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윤지완 대사대리(공사참사관)와 영사 인력은 현지에 남아 공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에 남아 있는 교민들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남아 있는 공관원들이 계속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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