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박스권에서 조정 양상을 보이자 가치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익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추려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펀드전문가들도 조정장에선 가치주펀드가 투자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투자자들에게 현실적인 문제는 유망한 가치주펀드를 선별하는 일이다. 많은 펀드들이 가치투자를 표방하고 있지만, 진정한 가치주펀드를 고르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과연 투자자들이 유망한 가치주펀드를 선별해 내기 위해 살펴봐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저PER-저PBR 종목
 
펀드의 유형 중 성장형과 가치형의 선을 명확히 긋는 것은 쉽지 않다. 순수 가치형과 혼합형을 구분하는 기준도 펀드애널리스트나 펀드평가회사마다 시각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 스스로도 '진짜' 가치주펀드를 고르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우선 참고할 만한 것이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이다. 안정균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가치주펀드를 고를 때는 펀드에 편입된 기업의 내재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PER과 PBR이 낮은 기업에 투자하는 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대정 대우증권 연구위원 역시 "혼합형펀드 중 가치주투자 비중이 낮거나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저PER과 저PBR 확인은 필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과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 등을 대표적인 가치주펀드로 꼽았다. 오 연구위원은 "이 두 펀드는 각각 중소형 가치주와 대형가치주 투자 비중이 높다는 게 특징"이라며 "시황에 따라 투자성향이 흔들리지 않고 가치주 투자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 받는다"고 설명했다. 

◆장기 수익률 확인

가치주펀드의 투자목적은 무엇보다 안정성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수익률보다 장기수익률에 주목해야 한다.

오대정 연구위원은 "모든 펀드가 장기수익률이 중요하겠지만, 가치주펀드는 특히 오랜 시간 성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적어도 최근 3년 간 수익률을 확인해 평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식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월 10일 현재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주식)'과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A'의 최근 3년 수익률은 각각 37.15%와 42.61%다. 

투자자들은 증시 흐름과 가치주펀드 간 괴리도 염두에 두고,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증시가 하락세일 때 가치주펀드의 하락률은 상대적으로 작다. 그러나 증시 상승기에는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속성도 있다.
 
안정균 애널리스트는 "하락장에서 방어가 잘 되기 때문에 가치주펀드가 각광을 받지만 상승장에선 그렇지 못하다"며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10년 이상 장기수익률을 추구한다는 속성을 이해하고, 인내심을 갖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표준편차 및 베타
 
펀드의 표준편차와 베타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가치주펀드를 고르는 방법 중 하나다. 베타는 시장상황에 따라 펀드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를 나타낸다. 베타가 1이라면 지수상승률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의미다. 베타가 무조건 높은 것이 좋지 않은 이유는 상승폭만큼 하락폭도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균 애널리스트는 "표준편차가 작은 펀드, 즉 변동성이 적은 펀드를 찾아야 한다"며 "베타가 낮은 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형펀드의 경우 베타값은 평균 1.2, 가치주펀드는 0.8 정도"라고 설명했다.
 
◆펀드매니저의 지속성 

가치주펀드 역시 펀드매니저의 이동이 심한 경우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가치주펀드의 속성상 이 점은 더욱 중요하다. 펀드매니저가 자주 바뀐다면 포트폴리오가 자주 교체될 가능성이 높고, 목표한 성과를 달성하기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렇다면 가치주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시기는 언제일까? 오대정 연구위원은 "특별히 좋은 시기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가치주펀드는 장기간 보유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이므로, 원론적으론 특별히 유리한 투자시기를 따지기 힘들다"며 "주가가 상승할 때 가치주펀드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괴리에 실망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정균 애널리스트는 "현 증시에서 가치주펀드에 가입하기엔 부담스런 면도 있다"며 "그러므로 가치주펀드의 운용보고서를 꼼꼼히 살핀 후 투자자가 원하는 종목이 편입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