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봐서는 쉽게 알 수 없는 세계, 필자가 몸담고 있는 증권업계 또한 조폭들의 이야기만큼이나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곳이 아닐까 싶다. 몇백만원으로 몇백억대의 부자가 되기도 하고 또 그 반대의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는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대접 달라진 중국
최근 이러한 증권업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월스트리트 2 - 머니네버슬립>이 개봉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필자 또한 이 업계에 속해있는 일원으로서 영화를 보는 것은 당연한 의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보게 됐는데 1987년에 나왔던 1편과는 또 다른 이야기였다.
<월스트리트> 1편은 미국 유학시절 교수님의 권유로 같은 수업을 듣던 친구들과 같이 보러 간 기억이 있다. 각종 인수합병에 관련한 생소한 용어와 서툰 영어실력 덕에 영화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대강의 내용을 추려보자면 주인공 버드가 기업사냥꾼 게코와 손잡고 M&A를 통해서 엄청난 부를 이루지만 결국 내부자거래 위반에 걸려서 감옥에 간다는 것이었다.
<월스트리트 2 - 머니네버슬립>은 '큰집'에 들어갔던 게코가 출옥하면서 시작된다. 1편의 버드와 같이 야망에 찬 젊은 중개업자 제이콥이 등장하고 또 다시 게코와 손을 잡고 돈이 될 만한 기업에 투자하게 되지만 결국 게코의 배신으로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1편과 다른 점은 제이콥은 버드와 달리 욕망의 선을 넘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약간은 김빠지고 재미없는 교과서 같은 영화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비록 영화는 재미없지만 8000원의 티켓 값을 하기 때문에 일단은 용서하도록 하자.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보고 게코가 말한 ‘그린’ 버블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이다. 그린 버블, 그린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매장된 에너지는 갈수록 고갈돼 가고 각국 정부는 태양광, 풍력, 원자력 등 각종 대체 에너지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도 대체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어마어마한 예산이 배정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그린’에만 주목한다면 진정한 고수라고 할 수 없다. ‘그린’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중국’이다.
불과 2~3년 전 만해도 미국영화나 드라마 나오는 중국인의 역할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나왔다하면 차이나타운의 범죄집단과 관련이 있거나, 심지어는 중국에서 싼 노동인구를 불법으로 입국시키는 것. 혹은 테러집단의 배후세력(미드의 지존이라 할 수 있는 <24>에서도 중국이 테러집단의 배후로 등장한다는 것을 기억하자)으로 나왔었다. 그렇지만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이제 정치·경제적인 위상뿐 아니라 대중문화에서도 대접이 달라졌다.
영화에서도 내로라하는 금융인들이 중국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애쓰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주인공 제이콥은 어색한 중국어로 최고의 아부(중국어 자체는 엉터리라서 모르겠지만 영어로 Good things take time. 좋은 일은 시간이 걸린다라는 뜻으로 그 만큼 정성을 쏟겠다는 의미로 해석)를 날리며 중국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의 금융인들이 중국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직접 중국어를 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그들의 예절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중국 수혜주, LG생건·두산인프라코어·GKL
이미 중국은 더 이상 싼 물건을 만들어서 미국에 파는 소위 생산대국만이 아니다. 이제는 미국보다 자동차를 더 소비하는 세계 1위의 자동차 판매국가임은 물론 10년 이내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곳이다. 이런 중국을 잡기 위해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증권가도 바쁘다. 상해에 현지법인을 늘리는 증권사들이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는 별도의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제는 새벽에 일어나서 뉴욕시장을 훑어보는 것보다 10시30분에 시작하는 상해주식시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그렇다. 3개월 연속 중국 PMI 제조업지수가 상승하자 소강상태를 보이던 상해주식시장은 물론 한국주식시장도 급반등 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중국의 경제와 금융시장, 주식시장을 고려할 때 볼 이제는 정말 중국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관련주를 선정할 때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하지만 이번 시간엔 중국인의 소비 증과와 관련된 주식 위주로 소개를 할까 한다.
첫번째 기업은 대표적인 중국 소비 증가의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는 LG생활건강이다. 한류의 확산, 한국형 미인에 대한 선호도, 고급화장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대표적인 투자포인트이다. 명동에 나가보면 물론 약간의 과장이 있긴 하겠지만 한집 걸러 한집이 바로 화장품 매장으로 절대다수의 고객은 중국인이다. 그러나 증권가의 목표주가가 40만원대 초반부터 58만원까지 다양할 정도로 투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점은 유의하도록 하자.
두번째 기업은 중국의 사회간접자본(SOC: Social Overhead Capital) 투자 확대추세와 건설경기 호조 지속에 따른 건설 중장비 수요의 확대가 투자포인트인 두산인프라코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 원난성 같은 경우는 굴착기가 최고의 혼수품일 정도라고 하니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겠다. 참고로 중국 굴착기시장은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확대와 도시개발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 전년 대비 23% 성장했고 올해 들어서도 두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업체들도 중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데 두산인프라코어가 판매 대수 기준으로 약 15%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목표주가는 대략 3만원대 후반이다.
세번째는 중국의 해외관광 급증에 따른 수혜주를 꼽고 싶다. 중국인들은 예전부터 도박을 좋아한다. 최근 들어 미국 라스베가스와 마카오에서도 중국인들이 최고의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외국인 전용카지노업체인 GKL에서도 중국인이 최고의 고객층인데 일본인 평균보다 2배 이상 배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들 중에서는 도박을 전문으로 하는 꾼들도 많아서 수익성이 생각보다는 저조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장기적인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본다. 증권가의 목표주가는 2만원대 후반수준에 집중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