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PGA 투어를 이야기하면서 북아일랜드 출신의 로이 맥길로이를 이야기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미국의 언론들은 이미 로리 맥길로이를 타이거 우즈 이후 황제계보를 이을 1순위 후보로 올려놓고 있다. 어쩌면 꽤 오랜 시간 PGA 투어에서 로리 맥길로이의 이야기가 등장할 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무엇이 만 22살의 청년을 세계 정상급 투어의 주인공으로 만들었을까?
강력한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US오픈에서 눈에 띄는 탁월한 성적으로 우승을 했다. 젊은 나이에 -16을 치면서 우승한 것만으로도 이야기의 중심에 설 수 있다. 하지만 로리 맥길로이를 영웅으로 만든 것은 마스터즈의 4라운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두로 시작해서 80타로 무너지면서 화면에서 점점 사라져 갔던 씁쓸한 장면들. 그 모습 뒤에 나타난 화려한 부활이었기에 사람들의 뇌리에 강력하게 자리 잡혔다. 덕분에 마스터즈의 이야기도 다시 쓰이고 있다. 우승자가 누구였는지는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고, 마스터즈의 실패자가 이야기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으니 말이다.
로리 맥길로이의 경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스토리를 벗어나 잠시 통계를 살펴보자. 드라이버 평균거리 303.7야드, 이 부분 7위에 올라있다. 올해 최고 기록이 374야드라고 하니 장타자임은 명백하다. 정확성은? 페어웨이 안착률이 62.44%로 60위다. 상위 33%. 10위권의 장타자가 이 정도의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경이적인 일이다. 따라서 누가 뭐래도 멀리 날아가 페어웨이에 떨어지는 드라이버 티샷이 로리 맥길로이 경기의 기본이다.
로리 맥길로이 드라이버의 강점은 바로 그린적중률로 이어진다. 69.7%, 즉 13개 홀에서 버디찬스를 만든다는 뜻이다. PGA 투어의 수많은 통계항목 중 점수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항목이 바로 이 그린적중률이고, 이 부분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타수는 69.58타로 이 부분 5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린적중률이 좋다는 것은 아이언의 능력도 좋다는 뜻인데, 곰곰이 살펴보면 재미있는 것이 있다. 거리별로 아이언 능력을 살펴봤을 때 로리 맥길로이가 정확성 측면에서 1위를 차지하는 구간이 있다. 바로 200야드 이상 구간이다. 즉 멀리 정확하게 치는 것에 관해서는 정말 일가견이 있다는 뜻이다. 파5에서 두번째 샷을 쳤을 때, 홀컵에 가장 가까이 붙이는 분야에서도 1위다.
웨지와 퍼터도 잘할까? '3학년1반'으로 파를 잡는 스크램블링은 7%로 187등이다. 꼴찌그룹이다. 퍼팅항목도 전체 114위로 기록될 정도다. 웨지와 퍼터의 능력이 이렇게 낮은데도 평균점수가 5위라니, 놀랍기만 하다. 두가지 해석이 나온다. 하나, 탁월한 수준의 정교한 장타만으로도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 설 수 있다. 둘, 로리 맥길로이가 경험이 쌓이면서 웨지와 퍼터의 능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된다고 가정한다면 아직도 더 발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사람들은 왜 로리 맥길로이를 좋아할까. 그 비밀이 풀린 것 같다. 사람들은 장타자를 좋아하고, 장타자가 우승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런 선수가 없었다.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웨지와 퍼터의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로리 맥길로이는 웨지와 퍼터를 못하는 장타자도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에 열광하고 있는 듯하다.
로리 맥길로이를 본보기로 삼아 오늘부터 열심히 드라이버만 연마해도 좋다. 하지만 한가지는 명심해야 한다. 맥길로이 수준의 장타력을 갖출 때 까지는 웨지와 퍼터를 연습하는 사람들이 내기에서 여전히 이길 것이라는 사실을….
장타자의 꿈
CEO 골프/
박경호 KP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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