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학 사용설명서>는 현대 금융의 시발점을 찾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먼저 상업은행부터 접근을 시도하며, 돈의 흐름을 최초로 상업화했다는 데 무게중심을 둔다. 또한 금융 미래를 경제권역별로 미국의 흥망여부, 중국의 부상확률, 아시아 금융경쟁 등의 세부파트로 구분하여 설명해준다.
오늘날의 금융은 역사 속 금융과는 레벨과 규모 면에서 다르다.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며 독보적인 지명도와 영향력을 확보한 채 끝없이 성장 중이다. 금융자본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서 '금융자본주의'라는 타이틀까지 일반화됐다. 특히 금융통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신자유주의 채택 이후 금융은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며 연일 승승장구 중이다. 2008년 금융위기처럼 금융의 독주가 시장의 생태계를 교란한 충격적인 사건에도 불구, 금융은 여전히 건재하다. 게다가 금융은 글로벌화, 대형화, 겸업화, IT화의 트렌드 속에 골리앗처럼 나날이 몸집을 불리는 추세다.
금융의 미래는 경제권역별로 나눠 설명한다. 최근 관심사인 미국의 흥망여부, 중국의 부상확률, 아시아 금융경쟁 등의 세부파트로 구분했다. 먼저 달러 기축으로 요약할 수 있는 미국중심의 금융질서는 건재할 확률이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생산과 미국금융의 양축으로 역사상 가장 비약적인 잉여가치를 만들어낸 이 체계가 무너진다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든 불행한 결과를 초래해서다.
결론은 한국이다. 한국금융과 관련해 저자는 1990년대 이후 체질전환에 비교적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다만 그 금융개혁이 지나치게 급진적이었던 탓에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자본자유화에 따라 외국자본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졌고 주주 중시로 경영압박도 거세졌으며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이 늘면서 투자건전성을 악화시켰다는 입장이다. 물론 일련의 대형화와 겸업화 조치로 국내 금융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책이 돋보이는 건 이론과 현실의 적절한 접합 노력 때문이다. 흔히 이론에 정통하면 현실감각이 부족하고 현실을 이해하면 이론기반이 흔들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책은 이론과 현실이 궤를 함께 하며 시너지효과를 구현하고 있다.
이찬근 지음/부키 펴냄/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