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절반 가격에 다녀왔어요. 이 항공사를 이용한 게 벌써 네번째예요. 가격만 싸다면 이용하지 않았을 겁니다. 승무원 등 직원들의 친절도가 다른 항공사에 비해 월등해요." (인터넷 파워블로거)
"그동안 불안해서 대형항공사만 타고 다녔는데 얼마 전 표가 없어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해봤어요. 그런데 제가 타본 비행기 중 서비스나 친절도 면에서 최고였어요. 거품은 없고 실속은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아고라 감동글 중)
저비용항공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저비용항공사 이용 경험담이 수시로 올라오는데 전반적인 평가가 좋다. '기대 이상의 서비스'나 '저렴한 가격'을 예로 드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평가에 힘입어 올해도 저비용항공사의 이용자 수는 증가추세다. 올해 1분기 국내 5개 저비용항공사의 승객 수는 지난해 182만명에서 213만명으로 17.4% 늘었다. 국내선 수송 분담률도 41.4%에서 43.5%로 몸집을 키웠다.
◆운임과 서비스, 두마리 토끼 잡기
업계는 저비용항공사의 성공요인을 가격과 서비스의 수위를 적절하게 조율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값싼 항공권을 원하면서도 대형항공사에 뒤떨어지지 않는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소비자 욕구에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다.
외국계 저비용항공사가 항공권 가격을 낮추는 대신 서비스에 따른 별도 운임을 부과하는 것과 달리,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가격 할인 폭을 낮추고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는 선택이 시장에서 통한 것이다. 값싼 항공권을 원하는 수요는 얼리버드형 상품 등 가격 차별화나 1만원 항공권 등 초특가 선착순 이벤트를 통해 충족시켰다. 이른바 저비용항공사의 한국식 생존방정식이다.
초특가 이벤트는 과도한 홍보비 책정이 어려운 저비용항공사에게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다. 초저가 운임 마케팅이 시작되면 별도의 비용 없이 언론을 통해 다수의 소비자에게 자사 이름을 알리는 홍보효과가 생긴다.
예컨대 한 저비용항공사가 '제주도 1만원 항공권' 이벤트를 실시하면 순식간에 수십개의 관련기사가 쏟아진다. 포털에서는 실시간 검색어로 해당 항공사의 이름이 상위에 노출된다. 남아도는 항공권을 값싸게 공급하면서 소비자로부터 '운임이 저렴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안성맞춤 전략이다.
하지만 실제 운임은 그리 파격적이지 않다. 평소 가격은 기존 항공사의 70~85% 수준이다. 외국계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여전히 높은 운임이다. 외국계 저비용항공사의 운임은 대형항공사 대비 최고 50%대 수준까지 낮은 곳도 있다.
◆자기만의 색깔로 한국식 서비스 도입
높은 운임이 적용된 이유는 국내 수요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대형항공사에 길들여진 국내 이용자는 운영 초기 저비용항공사의 서비스에 상당한 불만을 표출해왔다.
때문에 저비용항공사는 대형항공사 수준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일례로 유럽의 저비용항공사를 벤치마킹한 제주항공은 자사의 성공 요인을 한국 정서에 맞는 서비스 개발에서 찾는다. 이를테면 목적지 '이동'에만 초점을 맞춰 모든 서비스를 유료화한 유럽의 저비용항공사와는 달리 부가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 것이 조기에 시장안착을 하게 된 이유라는 분석이다.
진에어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전무가 직접 고객서비스를 챙길 정도로 적극적이다. 4월 초까지 조 전무가 직접 객실승무원들과 승무원 안전교육을 받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유니폼을 버리고 청바지에 모자를 쓴 승무원을 만날 수 있는 곳도 진에어다. 항공사 유니폼을 벗고 청바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재건 사장은 "실용을 모토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곤 했다. 운임 거품을 빼고 친숙한 이미지로 서비스하겠다는 의지였다.
에어부산은 기존 대형항공사와 맞먹는 기내서비스가 강점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유일하게 뜨거운 음식이 나온다. 일부 일본노선에서는 맥주도 무상 제공된다. 또 승무원들의 마술쇼나 타로카드점 등 깨알 같은 서비스도 노선에 따라 등장한다.
날짜에 따른 서비스도 다양하다. 더운 여름에는 물수건을, 새해에는 포춘쿠키를, 명절에는 약과를, 식목일에는 꽃씨를 제공한다. 좌석 간격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가장 넓은 33인치다.
이스타항공의 모토는 '짜릿한 가격으로 추억을 파는 국민항공사'다.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행복감을 주겠다는 게 이스타항공의 목표다.
그래서인지 이스타항공의 항공기 실내 디자인은 특별하다. 1호기부터 6호기까지 스카이, 스페이스, 프린스, 크루즈, 타임머신, 페어리파크 등 우주 비행선 콘셉트가 적용됐다. 비행 중간에 승무원이 사진도 찍어준다. 수시로 승무원과 고객 사이에 게임이 벌어지기도 한다.
티웨이항공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면 홈페이지가 북적인다. 얼리버드 요금제가 적용된 항공권이 오픈하는 때다. 이 시간에는 2개월 뒤 2주간의 항공권이 최저 1만5000원에 나온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공공기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원 발표 저비용항공사 소비자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결항률이 낮은 것도 티웨이가 내세우는 장점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지연결항률은 0.17%로 진에어와 더불어 가장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