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별도의 홍보비용 없이 주목받는 기업도 있다. 기대하지 않았던 브랜드 노출로 유명세를 타는 기업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그간 한국 양궁팀에 활을 공급해온 삼익이다. 삼익은 한국 양궁팀의 선수들이 사용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입소문이 난 활 제작업체다.
2008베이징올림픽 남자양궁 박경모
'로빈훗의 후예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그간 한국은 양궁 종목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과를 거둬왔다. 1984년부터 2008년까지 7번의 올림픽을 거치며 양궁에서 거둔 금메달만 16개다. 그런 가운데 세계인이 집중하는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활에 새겨진 'SAMICK'이라는 브랜드는 유난히 돋보였다.
1975년 피아노를 생산하던 삼익악기의 사업부로 시작한 삼익스포츠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김수녕 선수가 처음 사용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호이트사가 장악했던 세계 활시장은 시드니와 아테네, 베이징올림픽을 거치면서 삼익을 비롯한 한국 기업이 40%를 점유하는 시장으로 재편됐다. 현재 삼익은 삼익스포츠가 제작을, 삼익양궁이 판매를 담당하는 2원화 구조로 재편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국내 최대스타는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준 박태환 선수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올림픽 남자 자유형에서 72년만에 금메달을 딴 동양인이라는 점에서도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다. 박태환을 후원했던 SKT는 당시 금메달로 약 4000억원의 광고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KT 외에도 웃음 짓는 기업이 있었다. 헤드폰·이어폰 제조기업인 크레신이다. 박태환 선수가 400m 자유형 결승전을 앞두고 사용해 화제가 된 '박태환 헤드폰'이 바로 크레신 제품이다. 박 선수가 사용한 '피아톤(PHIATON) MS400' 모델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고 해당 사이트를 찾는 방문객 수가 4배나 늘어난데 힘입어 이 회사는 이후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국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호황을 경험했다.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이용대 선수는 윙크 세리모니로 화제가 된 케이스. 준수한 외모에 여심을 흔드는 윙크 한번에 일약 스타로 떠오르면서 올림픽 이후 배드민턴 열풍이 불기도 했다. 특정 브랜드는 아니지만 당시 오픈마켓에서는 배드민턴 라켓 판매량이 3배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편 이들 기업은 무임승차 형태의 앰부시 마케팅(매복 마케팅)과 구별된다. 앰부시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 '올림픽'과 같은 규정된 단어만 교묘히 피하는 방법으로 후원사인양 행세하면서 광고효과를 노리는 마케팅 기법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대회의 공식 후원사인 KT를 제치고 SKT가 거리응원과 광고를 주도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홍보하는 대기업과 달리 스포츠 스타의 언행과 실력으로 기대하지 않던 빛을 보게 되는 중소기업의 올림픽 성공사례가 이번에도 재현될까. 2012년 런던올림픽의 숨은 승자는 누구일지, 기업인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