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영업 규제 조치에 대한 소비자의 볼멘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업체와 지점에 따라 휴무일이 제각각이어서 정작 물품구입을 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혼선만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시작된 정부와 지자체 간의 불협화음과 국회의 유통법 개정안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면서 애꿎은 소비자만 끌려 다니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휴무일은 지정과 해제를 반복하면서 휴무 날짜의 기준마저 상실했다. 몇개월 전까지 휴무일을 지키다가 법원 판결에서 승소하면서 곧바로 영업을 재개한 것은 흔한 사례다. 설령 휴무일을 지킨다 하더라도 특정요일을 쉬는 경우도 있고 평일 2회로 한정하는 경우도 있다. 지역에 따라 새로운 결론에 도달하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으로 파주시는 대형마트의 휴무일을 한달에 2회 5일장이 열리는 금촌 장날에 맞추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22일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 강화를 골자로 한 유통법 개정안이 법사위 통과에 실패하면서 혼란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개정 내용은 기존 월 2회 휴무에서 3회로 늘리고 영업시간 제한을 자정~오전 8시에서 밤 10시~오전 10시까지 4시간 확대하는 방안이었다. 개정 내용이 보도되면서 소비자가 이용시간에 혼선을 빚은 것은 당연한 수순. 때문에 정치권에서 촉발된 대형마트 영업규제 조치의 가장 큰 피해자는 소비자라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리서치앤리서치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의뢰를 받아 전국 800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대형마트의 강제휴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당사자를 조사했더니 22%가 소비자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업체나 종사자, 입점업체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은 10%대에 그쳤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경련이 의뢰한 설문이라는 점에서 객관성을 잃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 '대형마트의 강제휴무일 확대 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답변은 전체의 3.6%에 불과하다는 점은 설문의 목적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온라인 상에서 드러나는 대형마트 규제법안 강화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은 팽팽하다. 찬성하는 쪽은 '공생'의 입장이다. 골목상권과 재래시장이 대기업에 의해 잠식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는 대승적인 의견이 찬성의 이유다.
반면 반대의 입장은 현실적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마트의 영업시간을 규제하면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 억지로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옮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형마트를 주로 이용한다는 주부 김모씨(34)는 "대형마트 규제를 둘러싸고 여·야와 자치단체, 기업, 유통상인, 재래시장, 종사자 등의 주장이 제각각이지만 정작 물건을 사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되지 않는 점이 아이러니하다"며 "어떻게 되든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나서 장보느라 갈팡질팡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