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동구 운림동. 덩치 큰 빌라와 아파트 사이로 수줍게 위치하고 있는 2층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알고 보니 몇달전만 해도 쓰레기더미로 가득해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는 땅에 6평짜리 이 건물이 들어섰고 동네 분위기도 바뀌게 된 사연이 숨어 있었다.
이렇게 쓸모없이 버려진 땅에 생명을 불어넣은 송진우씨(43)를 만났다.
송씨가 자투리땅을 수익 창출의 공간으로 바꾸는 일에 관심을 가진 것은 16년간 의류매장을 운영했던 경험 때문이다. 계약 기간이 끝나갈 때마다 재계약을 다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그를 괴롭혔던 것.
오랜 시간과 많은 돈을 투자해 멋진 인테리어를 해놓았는데 재계약이 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된다는 생각에 자연스레 건물 소유로 눈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터무니없이 높은 건물 가격은 아주 작은 크기의 땅으로 그를 내몰았다. 그런데 그 만남이 운명이었을까. 여기서 그는 생업을 바꾸게 된다.
그가 짓는 건축물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정형화된 기성품과 같지 않고 아마추어 냄새가 난다.
신선하고 독특한 아마추어의 손길이 작은 건물 곳곳에 묻어난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수도 파이프를 이용한 전등. 물이 나오는 곳에서 불이 나오는 재밌는 발상이다. 물이 나올 곳에 글자가 나와 멋스런 간판이 되기도 한다.
그가 운영하는 ‘Goto Gallery'는 구약성경 이사야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고토’는 ‘축복된 땅’이란 의미다. 소박하지만 개개인의 아름다운 예술 공간이 되길 바라는 그의 소망을 담은 것.
그의 또 다른 소망은 성실히 일하며 사업번창을 꿈꾸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임대가격 정도의 돈으로 건물주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가게를 얻는 것, 즉 자영업자 모두가 본인 소유의 '축복된 땅'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가재는 게편이라 했던가. 자영업자답게 그가 일하는 보람은 이랬다. "그냥 물건만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들과 더불어 호흡하고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 진정한 사람냄새를 풍기는 장소인 동네점포가 생명을 이어가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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