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인 주식) 중 하나인 오리온은 지난 11일 장중 119만5000원을 찍으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리온의 주가는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70만원 안팎에서 움직였지만 이후 고공행진을 시작해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주당 100만원을 넘어서면서 황제주로 등극했다.
오리온이 이처럼 황제주로 등극했던 배경은 바로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전년에 비해 3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1조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1조원 돌파는 지난 1993년 베이징사무소 개설 후 20년 만에 이룬 성과이며, 중국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춘 국내 식품업체 중에서는 최초다. 매출 1조13억원을 오리온의 대표상품인 초코파이로만 환산하면 50억개에 해당하는 양으로, 중국 국민 13억명이 1년에 약 4개씩 초코파이를 먹은 셈이다.
中, 내수 중심 경제성장 추진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 이제는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세계경제가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꾸준한 경제성장을 위해 내수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오종근 고려대 교수는 최근 한 언론에서 "세계경제가 침체되면서 중국은 더 이상 수출에 의존한 성장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전인대에서도 밝혔듯이 중국은 내수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무역수지를 보면 내수시장을 확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일 중국정부는 3월 무역수지가 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월 중국 수출은 10% 증가했는데, 전달 21.8%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반면 3월 수입은 14.1% 증가했다. 당초 5~6% 늘어날 것으로 본 전문가의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결국 중국 내수가 증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매화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 중국의 무역적자는 수출 둔화보다 수입 개선의 영향이 크다"며 "연초 수입 부진에 따른 되돌림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중국의 수입 수요가 확인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무역수지 외에도 중국 내수경기가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제지표는 또 있다. 지난 1일 중국 물류구매연합회(CFLP)와 중국 국가통계청이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9를 기록, 11개월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제2의 오리온' 신화, 내가 쓴다
이처럼 중국이 내수시장을 확대해 나감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중국 내수시장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오리온처럼 중국시장 공략에 성공해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음료주 중 '제2의 오리온'의 길을 걷고 있는 대표적인 종목은 매일유업이다. 매일유업은 중국에서 프리미엄분유 판매로 매출 신장률을 높이고 있다. 특히 2004년 가짜 분유사태, 2008년 멜라닌 분유 사태 등으로 중국산 분유에 대한 중국인의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매일유업 프리미엄분유는 중국 현지제품보다 3배 비싸게 팔리고 있다.
지난해 매일유업의 중국 분유 수출액은 140억원으로 전년대비 100%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중국 분유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점진적인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통한 판매량 증가, 2~3급 도시로의 진출을 통한 신규 판매처 확대, 신규브랜드 출시를 통한 제품 카테고리 확장 등을 바탕으로 올해에도 중국 분유 수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국 내수시장의 확대로 매일유업의 주가는 4월12일 현재 4만4000원으로 연초(3만1250원)대비 40.8% 상승했다.
동원F&B도 중국시장 공략을 바탕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종목 중 하나다. 동원F&B는 지난 2월20일 중국 국영 식품제조 및 유통기업인 광명그룹과 중국 내 참치캔 수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광명그룹은 2011년 기준 매출 13조원의 대형 식품유통기업이다. 동원F&B는 광명그룹의 유통망을 통해 중국인에 특화된 참치캔 3종을 개발, 올 하반기 중 중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참치캔시장은 현재 그 규모가 미미하다"며 "하지만 중국인들의 소득수준 향상 및 중국 내 수산물 수요 확대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참치캔시장 규모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동원F&B는 광명그룹과 MOU를 맺기 바로 전날인 지난 2월19일 주가가 7만9200원이었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무섭게(?) 급등하기 시작, 60% 이상 올랐다. 4월12일 현재 주가는 12만9500원으로 연초(7만3100원)에 비해서는 76.5% 상승했다.
화장품주인 코스맥스도 제2의 오리온 신화를 꿈꾸는 종목 중 하나다. 코스맥스는 최근 북한 리스크 속에서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매출의 18.7%(586억원)를 중국시장에서 기록했다. 지난 2월에는 인도 화장품시장의 17%를 차지하는 인도 로레알공장을 인수했고, 3월에는 중국 광저우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이 같은 해외실적을 바탕으로 코스맥스 주가는 연초 4만3100원에서 4월12일 현재 5만4500원까지 상승했다. 11일에는 장중에 5만57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하경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맥스의 1분기 실적도 중국에서의 성과가 돋보였다"며 "중국 부문은 로컬업체들의 강한 신뢰 및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