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플러스' 열고 수수료 챙겨…한진 "간헐적 제휴 서비스일뿐"

퀵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한진택배가 영세업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퀵서비스 시장은 중소업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기업이 끼어들면 대·중소업체 상생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

한진택배의 퀵서비스 시장 진출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진택배는 홈페이지 메인화면 하단에 '퀵플러스'라는 배너를 걸고 퀵서비스 사업을 전개했다. 해당 배너는 퀵서비스 정산 전용사이트로 한진택배 협력업체 측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접속이 가능했다.

이후 한진택배는 홈페이지 내부에 퀵플러스서비스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고객 유치에 나섰다. 이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협력업체로 연결돼 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의 중소시장 침범 논란이 거세지자 현재 해당 카테고리는 사라졌다.


류승희 기자

또한 한진택배는 광범위한 영업망을 이용해 퀵서비스 일감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를 통해 한달에 4억~7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더구나 중소 퀵서비스업체에 일감을 나눠주고 3~5%의 수수료까지 챙겨 관련업계의 질타를 받고 있다. 하청에 하청이 거듭되면서 가장 하위에서 움직이는 영세업체들은 떼인 수수료로 인해 인건비조차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1가에 위치한 한 퀵서비스업체 사장은 "한진택배가 퀵서비스 시장에 등장한 이후로 몇몇 영세업체들은 생계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며 "실제로 거듭되는 하청으로 인해 건당 5000원가량이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의 해코지를 걱정하는 퀵서비스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중소시장 침범은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아야 마땅하다"며 "하지만 대기업에게 찍히면 결국엔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사업을 접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속앓이만 하는 상황"이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반면 한진택배 측은 공식적으로 퀵서비스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택배 배송 시 고객이 원하다보면 퀵서비스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하는데, 이를 통해 큰 수익을 거둔다기보다는 고객 특화서비스 개념으로 진행하는 정도라는 것. 게다가 물량도 그리 많지 않아 협력업체 한곳만을 둔 채 서비스 차원으로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퀵서비스 시장은 지하경제까지 들여다보면 4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큰 규모라는 설명도 더했다. 따라서 퀵서비스 사업을 통해 얻고 있는 4억~7억원가량의 월매출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한진택배 측 주장이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퀵서비스 기사를 영입한 적도 없고 협력업체의 매출이 우리 쪽으로 잡히는 것도 아닌 데다가 경영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며 "퀵플러스는 영세업체들의 사업 영위에 있어 중요하게 다뤄지는 신용거래를 위해 협력업체와 제휴를 맺고 간헐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한편 퀵서비스 사업은 신고제이기 때문에 대기업이 합류해선 안 된다는 법적 규정은 없다. 또한 이륜차는 화물운송수단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제재 대상도 아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