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할랄경제’에 대한 산업적 연구를 시도한 장건 한국할랄산업연구원장(58) 역시 그 같은 의견을 드러낸 사람 중 하나다.
“할랄(Halal)은 이슬람 율법에서 ‘허용한다’는 의미를 지닌 말입니다. 현재 한국에 정착한 무슬림들은 11만명 정도인데, 이들은 변변한 ‘할랄식품’이 없어 먹는데 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최근 <할랄경제학>이라는 저서를 펴낸 장 원장은 “무슬림과 동양문화는 정(情)을 중요시 한다는 점에서 많이 닮았다”면서 한국에서 이제는 무슬림에 대해 폭넓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전세계적으로 무슬림 인구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여 산업적 측면에서도 비중이 커졌다. 2010년 기준 세계인구 중 무슬림 인구는 23.4%(16억명)였고 오는 2030년이 되면 26.4%까지 증가할 전망. 이에 따라 ‘이슬람 율법에서 정한 방식대로 생산된 식품’을 가리키는 ‘할랄식품’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한국의 11만 무슬림들이 소비하는 할랄닭고기는 연간 6727톤이며, 금액으로는 383억원에 달합니다. 아직 금액면에서 크다고 할 수 없지만 국내의 할랄닭고기 소비는 향후 5년간 47%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할 겁니다.”
장 원장은 연구서인 <할랄경제학>을 집필하면서 할랄식품 중 할랄닭고기 시장에 주목했다. 국내에 41개 도계장 중 ‘할랄식’ 절차를 거쳐 유통되는 곳은 4~5개에 불과해 국내 무슬림의 70% 이상이 소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할랄식품에 대한 이같은 공급체계 미흡은 결국 무슬림 국가로의 할랄식품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게 장 원장의 논리다.
"몇 년 전부터 기존 수출시장의 대안으로 무슬림 시장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할랄 인증이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할랄제품을 직접 생산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직 국내에 유통중인 할랄제품은 전세계 무슬림들이 ‘인정’할 정도의 신뢰도를 가진 것들이 많지 않습니다."
무슬림들은 식사를 하거나 무슨 일을 시작할 때 '비스밀라'(신의 이름으로)를 외친다. 우리에겐 하찮은 종교 의식일지라도 그들에겐 꼭 거쳐야 하는 절차다. 다민족· 다문화 국가로 변모중인 대한민국. 무슬림, 그리고 할랄에 대해서도 관심어린 시선을 가져야할 때다.
☞프로필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동국대 다문화센터 연구교수/대외경제정책연구원·기획재정부· 산업자원부 자문위원/한국중동학회 이사/한국이슬람학회 이사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