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이하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6.4원 내린 1035.0원에 출발한 뒤 하락 폭을 확대했다.
급작스러운 환율 하락(원화 강세)은 당국의 개입에 안정을 찾았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오전 외환시장 개장 직후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어떠한 방향으로든 단기간에 시장 쏠림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개입에 나선 것이다.
이후 낙폭이 축소되며 환율은 1.20원(0.12%) 떨어진 1040.20원으로 장을 마쳤다.
다음날인 11일, 뉴욕증시가 버블 논란이 불거지며 급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환율은 또 다시 급락했다. 5.20원(0.50%) 떨어진 1035.00원으로 마감한 것.
환율은 왜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에 따른 투자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 글로벌 리스크 완화, 통화가치 안정 불렀다?
전문가들은 이번 환율 급락은 단순한 '원화 강세' 측면이 아니라 달러화 약세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한다.
지난 9일까지 브라질 헤알화 1.9%, 일본 엔화 1.3%, 한국 원화 1.2%를 선두로 뉴질랜드 달러화, 영국 파운드화, 헝가리 포린트화, 남아공 랜드화, 호주 달러화, 필리핀 페소화, 태국 바트화, 유로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대만 달러화, 폴란드 즈워티화, 터키 리라화 등이 최고 1.1%에서 최저 0.5%씩 미 달러화 대비 절상됐다.
따라서 이번 주 원화 강세의 원인은 글로벌 달러 약세라는 외부 요인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는 것.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를 유발하고 있는 외부 요인은 미국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이번 약세 요인은 미국 경기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 하향 조정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의 3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4년 미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2.7%였다. 이러한 성장률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2월에 조사했을 때 2.9% 였던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점이 눈에 띈다.
전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생각보다는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는 점도 미국 경기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를 낮추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당초 시장은 2015년 중반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상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채 금리의 하락을 가져왔다는 것. 신흥국 외환 불안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환율의 하락 배경에는 글로벌 리스크의 완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 통화가치 위기가 안정화 국면에 진입했으며, 3월 FOMC 이후 옐런의 기준금리 발언도 수습됐다.
이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이 없는 대결양상으로 진행된 데다, 중국의 경제와 금융에 대한 우려감도 약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듯 전반적인 글로벌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신흥국 통화가치는 달러대비 강세로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 환율급락시 수혜는 누가 볼까
환율의 급락이 일시적인 이벤트에 따른 충격이 아니라 기조적인 문제라면, 당분간 시장 대응에 있어 이를 충분히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김유겸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3분기까지 대세하락할 전망이며, 하한선은 1000원 내외다. 단기적으로는 1000원선을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원화강세(환율 하락)는 수출위주로 짜여진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채산성에 대한 우려는 제기될 수 있어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도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큰 영향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업종별로 보면 수출비중이 높은 IT와 자동차 산업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유틸리티와 철강, 정유, 항공, 음식료 산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틸리티와 철강, 정유, 항공, 음식료 산업은 대부분 원재료를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의 하락은 비용감소로 이어지고, 외화부채가 줄어들면서 관련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김 애널리스트는 특히 이번 환율 문제가 신흥시장에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신흥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상품가격이 통화가치와 주식시장과 함께 동일하게 가는(같이 상승하고 같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상품시장과 통화가치, 주식시장 상승 등이 자연스럽게 신흥시장에 대한 자금 흐름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